獨 백신 원자재 기업, 송도에 3억달러 투자한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1.11.0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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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국무총리가 2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제2차 글로벌 백신 허브화 추진위원회 사전행사 '싸토리우스 투자유치 MOU 체결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김덕상 싸토리우스코리아 대표, 김 총리, 박남춘 인천광역시장,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김부겸 국무총리가 2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제2차 글로벌 백신 허브화 추진위원회 사전행사 '싸토리우스 투자유치 MOU 체결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김덕상 싸토리우스코리아 대표, 김 총리, 박남춘 인천광역시장,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독일 백신 원부자재·장비 분야 기업 싸토리우스가 인천 송도에 3억달러(약 3525억원)를 투자한다. 한국이 전 세계적 코로나19(COVID-19) 국면에서 글로벌 백신 허브로 도약한 가운데 한국을 중심으로 백신 관련 수요를 늘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 바이오업계가 송도에 투자를 늘리며 이 곳이 '바이오 메카'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도 싸토리우스의 투자 판단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2일 서울 포스트타워에서'제2차 글로벌 백신 허브화 추진위원회(이하 위원회)'를 주재했다. 복지·중기부 장관과 기재·과기·외교·행안· 문체·산업부 차관, 금융위 부위원장, 특허청·질병청장, 식약처 차장, 묵현상 국가신약개발사업단장 등 27명이 참석했다.



이번 위원회는 정부가 중점 추진 중인 'K-글로벌 백신 허브화' 정책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분야별 세부 계획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로 지난 8월 5일 위원회가 출범한 이후 두 번째 회의였다.

우선 위원회 회의와 함께 백신 원부자재·장비 분야 기업인 독일의 싸토리우스가 앞으로 3년간 인천 송도에 3억불을 투자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산업부·복지부·인천광역시와 체결하는 행사가 열렸다. 싸토리우스는 지난해 11월 인천에 1억달러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한 바 있는데, 이번 MOU를 통해 투자 규모를 3억달러로 키운 것.



이번 투자는 지난 9월 미국 싸이티바의 5250만달러 규모 투자 결정에 이어 또 하나의 글로벌 백신 원부자재 기업이 한국에 생산 및 부대시설을 설립하는 사례이기도 하다. 싸토리우스는이번 MOU를 토대로 인천 송도에 세포배양배지, 일회용백, 멤브레인 등 생산시설을 건설하게 된다. 송도에서 다양한 원부자재를 생산해 전 세계 수출 거점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이강호 복지부 글로벌백신허브화추진단장은 "싸토리우스가 투자를 늘린건 한국의 글로벌 백신 허브화 추진 성과라고 생각한다"며 "한국 기업의 백신 관련 투자가 늘어난 가운데 한국 뿐 아니라 글로벌 수요도 늘릴 수 있을 것이라 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은 글로벌 백신 허브로 도약중이다.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올해 연말이면 국내 코로나19 백신 생산능력은 연간 10억도즈(약 5억명 분) 규모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생산체제가 구축되면 한국은 전 세계 코로나19 백신 생산의 10% 이상을 지탱하게 된다.


송도가 '바이오 메카'로 부상한다는 점도 싸토리우스 투자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이곳에 신규 공장을 건설 중이거나 준비 중인데, 조단위 투자가 집행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송도에 백신연구소를 건립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싸토리우스 계약 외에 백신·원부자재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민관 공동 협약식, 글로벌 백신 허브화 조기 달성을 위한 10대 유관기관간 업무협약식도 함께 열렸다.

상생협력 협약식을 통해 셀트리온, SK바이오사이언스, 한미약품, GC녹십자, 에스티팜 등 백신 기업은 중소 원부자재·장비 기업의 연구개발·실증·사업화에 대한 자문 역할과 제품화 및 글로벌 시장 판로개척을 위해 적극 협력하는 한편, 중소 원부자재·장비 기업은 국내 시장의 요구 수준을 넘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 국내외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위해 협력할 예정이다.

10대 유관기관간 업무협약식에서는 부처별 핵심 유관기관이 글로벌 백신 허브화의 조기 달성을 지원하기로 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진흥공단,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한국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이다. 앞으로 분기별로 1회 이상 협의회를 개최하여 글로벌 백신 허브화 추진방안을 지원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위원회 회의에서는 'K-글로벌 백신 허브화' 정책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분야별 세부계획을 논의했다. 투자 계획은 있으나 자금력이 부족한 백신·원부자재 기업을 대상으로 백신 위탁생산과 자체 생산 지원을 위해 2021년 추경 예산으로 확보한 180억원을 활용하기로 하고, 최종 지원대상 기업 14개사를 선정했다. 에스티팜, 큐라티스, 한국비엠아이, 한미약품, HK바이오이노베이션, 씨드모젠, 휴메딕스, 제테마, 보란파마, 한미정밀화학, 아미코젠, 엘엠에스, 셀리드, 이셀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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