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안 부럽네"…지방금융 '역대급' 실적 왜?

머니투데이 김상준 기자 2021.10.30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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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금융그룹들이 나란히 3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순이익을 초과한 호실적을 냈다. 금리 인상과 맞물려 '역대급' 성적을 낸 4대 금융지주보다 지방 금융그룹의 이익 증가율이 더 가팔랐다.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가 시중은행에 집중되면서 지방은행에 대출 수요가 흡수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DGB·JB금융의 3분기 합산 누적 순이익은 1조5733억원으로 집계됐다. BNK금융이 7434억원, DGB금융이 4175억원, JB금융이 4124억원씩이다. 4대 금융(KB·신한·하나·우리금융)과 같이 3개 지방금융도 일제히 3개 분기 만에 지난해 총 순이익을 넘겼다.

지방금융의 순이익 증가 곡선의 기울기는 4대 금융보다 컸다. 3개 지방금융의 3분기 순이익은 모두 548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376억원)과 비교해 62.4% 늘었다. 4대 금융의 지난해 대비 3분기 기준 순이익 증가율인 16.1%에 비해 약 4배 높다.



가계대출 총량 관리 규제가 시중은행에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지방은행에 대출 수요가 몰린 영향이다. BNK금융 자회사인 부산은행은 3분기 원화대출금 중 가계자금 규모가 지난해 말과 비교해 13.3% 증가했다. 경남은행의 경우 가계대출 부문이 지난해 말 대비 16.5% 늘었다. DGB금융 자회사 대구은행의 가계대출도 지난해 말 대비 8.2% 규모가 커졌다.

"4대 금융지주 안 부럽네"…지방금융 '역대급' 실적 왜?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금융사의 핵심 이익인 순이자마진(NIM)도 개선됐다. BNK금융의 그룹 NIM은 작년 동기 대비 0.09%포인트 개선된 1.91%로 나타났고, DGB금융은 0.09%포인트 상승한 1.95%로 집계됐다. JB금융의 경우 그룹 NIM이 2.86%로, 전분기 대비 0.03%포인트 개선됐다. 이에 따라 각 금융그룹의 3분기 누적 순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3%, 10.4%, 13.2%씩 증가했다(BNK·DGB·JB금융 순).

비은행 계열사의 약진도 계속됐다. BNK금융은 3분기 누적 기준 비은행 부문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8.6% 늘었다. DGB금융 자회사인 하이투자증권과 DGB캐피탈은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작년 연간 순이익을 초과했다. JB금융 자회사인 JB우리캐피탈의 순이익 성장률은 66.4%로 나타났다.


4분기에도 지방은행의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따라서 지방금융의 올해 순이익 규모는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안에 추가 금리 인상이 이뤄지면 NIM도 개선된다. 특히 지방은행들은 시중은행보다 변동금리 대출 상품을 취급하는 비율이 더 높아 상대적으로 이익 증가율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은행의 원화대출 중 변동금리 상품 비중은 81.8%, 전북은행은 73.5%, 광주은행은 88.2% 수준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리 인상으로 인해 모든 은행들이 이익 개선 효과를 봤지만 변동금리와 중금리 대출 비중이 큰 지방은행의 '수혜' 폭이 더 크다"고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방은행도 가계대출 조이기에 동참하고 있지만 시중은행에 비해선 그 정도와 속도가 약하다"며 "당분간은 대출 수요가 지방은행으로 쏠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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