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 또 동맹' K-수소 구축 위해 손잡는 대기업들

머니투데이 김도현 기자, 최민경 기자 2021.10.28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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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롯데케미칼·삼성엔지니어링 '수소 삼각동맹'···SK-두산 수소 활성화 협력 체결

왼쪽부터 유병옥 포스코 산업가스·수소사업부장,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황진구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대표./사진=3사왼쪽부터 유병옥 포스코 산업가스·수소사업부장,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황진구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대표./사진=3사


K-수소 부흥을 위한 주요 대기업의 파트너십 구축이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포스코·롯데케미칼·삼성엔지니어링 등이 수소 사업 개발을 위해 손잡았으며, SK와 두산도 수소연료전지 사업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포스코·롯데케미칼·삼성엔지니어링 3사는 서울 송파구 시그니엘호텔에서 '국내·외 수소 사업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 구축'에 관한 양해각서를 28일 체결했다. 같은 날 SK에너지와 두산퓨얼셀은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수소충전형 연료전지 활용 공동 기술 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수소 사업 선점을 위한 기업 간 협력이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 7월 발족된 '탄소중립을 위한 그린암모니아 협의체'와 이달 개최된 '대한민국 수소경제 성과 보고대회' 등에 주요 기업들이 동참한 바 있다. 중장기 탄소중립 목표달성과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업들이 경쟁이 아닌 협력을 통해 국내 수소사업 토대를 수립하는 중이다.



'삼각동맹'을 맺은 3사는 △해외 블루·그린 수소 도입을 통한 탄소중립(Net Zero) 실현 △국내외 수소 사업의 개발·투자·운영 등에 협력할 계획이다. 각 분야에서의 전문성과 경험자산뿐만 아니라 그간 진행해 오던 수소 관련 성과들을 공유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대한민국 수소 경제를 선도하겠다는 포부다.

포스코는 지난해 '수소경제를 견인하는 그린수소 선도기업'이라는 비전을 공표했다. 2050년까지 그린수소 생산 500만톤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석탄 대신 수소를 사용해 철을 만드는 '수소환원제철'을 상용화해 2050년까지 단계별로 기존 고로를 대체할 계획이다. 수소의 생산 단계부터 운송·저장·활용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 분야에서 사업권·기술력 등을 선점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ESG경영전략 및 친환경목표인 'Green Promise 2030'에 맞춰 지난 7월 2030년 탄소중립성장 달성과 함께 국내 수소 수요의 30%를 공급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성장 로드맵 'Every Step for H2'를 발표했다. 롯데케미칼은 대규모 소비처, 대량 공급망, 친환경 기술 등 보유한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청정 수소의 생산·활용·기술 발전을 주도할 계획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비욘드 EPC(설계·조달·시공), 그린 솔루션 프로바이더(Beyond EPC, Green Solution Provider)'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탄소중립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풍부한 EPC 수행 경험과 기술 전문성, 그리고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청정수소와 청정암모니아, 탄소 포집 및 활용·저장 기술(CCUS) 분야에서의 기술확보와 프로젝트 개발에 힘쓰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삼성벤처투자가 결성한 투자조합에 300억원을 출자하며 기술확보에 나섰다. 6월에는 글로벌에너지 기술 기업인 베이커 휴즈(Baker Hughes)와 'CCUS 및 수소 에너지 이용'과 관련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승준 두산퓨얼셀 영업본부장(왼쪽 두번째)과 강동수 SK에너지 S&P추진단장(왼쪽 세번째) 등 교류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양사이승준 두산퓨얼셀 영업본부장(왼쪽 두번째)과 강동수 SK에너지 S&P추진단장(왼쪽 세번째) 등 교류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양사
SK에너지와 두산퓨얼셀은 △수소충전형 연료전지(트라이젠) 및 고순도 수소 제조 시스템 최적 연계 기술 개발 △분산 발전 및 온사이트 수소충전(현장에서 생산된 수소를 충전) 거점 확대 공동 사업화 등에 협력한다. 양사는 업무협약의 후속으로 본격적인 공동기술 개발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전북 익산의 두산퓨얼셀 공장에서 제1차 기술교류회를 열었다.

듀산퓨얼셀은 국내 및 해외 전역에 440kW 발전용 인산형 연료전지(PAFC) 약 1200여대를 공급·가동하는 국내 연료전지 설비 제조 회사다. 최근 개발 중인 수소충전형 연료전지인 트라이젠 연료전지는 도심에서 전기·열·수소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분산발전과 전기·수소충전이 동시에 가능한 도심형 친환경 에너지 스테이션 구축이 가능하다.

두산퓨얼셀은 트라이젠 연료전지의 성능 향상을 위한 기술 개발 및 제작·납품을 담당한다. SK에너지는 트라이젠 연료전지에서 발생한 수소를 수소차량에 주입이 가능하도록 고순도 수소(99.97%이상)로 정제하는 기술을 설계 및 개발할 계획이다.

SK에너지는 공동으로 기술 개발한 '수소충전형 연료전지 전체 패키지(트라이젠 연료전지와 고순도 수소 제조 시스템)'를 활용해 동일한 장소에서 연료전지 분산발전과 수소·전기충전이 가능한 친환경 복합 에너지스테이션을 구축하고 운영할 예정이다. 이르면 내년 중 자체 개발 기술을 활용한 제 1호 친환경 복합 에너지스테이션 착공에 들어간다. 향후 친환경 인프라 보급 확대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유병옥 포스코 산업가스·수소사업부은 "철강·화학·엔지니어링 등 각기 다른 산업군 대표기업이 만나 경쟁이 아닌 협력으로 국가 탄소중립을 선도하는 뜻깊은 시작"이라며 "당사가 보유한 글로벌 수소 사업 역량을 기반으로 롯데케미칼,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협업을 통해 경쟁력 있는 해외 사업을 선별하고 구매력 강화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오종훈 SK에너지 P&M(Platform & Marketing) CIC대표는 "수소충전용 연료전지(트라이젠) 활용 기술의 공동 개발 및 사업화를 통해 친환경 복합 에너지 스테이션 구축을 확대할 것"이라며 "2050년 이전에 탄소배출 넷제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친환경 에너지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퓨얼셀 관계자는 "이번 기술교류회를 시작으로 SK와 긴밀한 협업 체계를 구축해 빠른 시일 내에 사업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스마트팜·전기수소 충전소 보급, 선박용 연료전지 등 친환경 인프라 구축 사업도 조기에 가시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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