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기업 많이 만나봐라"...이재명 "文정부 역사남도록 노력"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21.10.26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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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청와대 상춘재에서 50분간 차담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후보 초청 차담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차담을 하고 있다. 2021.10.26.[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후보 초청 차담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차담을 하고 있다. 2021.10.26.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만나 "현장을 자주 찾고, 기업을 많이 만나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대선에서 정책으로 선의의 경쟁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가 역사적인 정부로 남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문 대통령과 이 후보가 이날 오전 10시57분부터 11시47분까지 50분 간 청와대 상춘재에서 차담 형식으로 면담을 했다고 전했다. 이날 만남은 이 후보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지 16일 만에 이뤄졌다.



상춘재에 먼저 도착한 이 후보는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대화를 나누다, 문 대통령이 상춘재 계단 아래 녹지원에 모습을 드러내자 "어른이 나오시는 데 내려가야죠"라며 문 대통령을 직접 맞았다.

문 대통령과 이 후보는 악수 후 두 손을 맞잡았다. 문 대통령은 "반갑다"며 "그동안 고생 많이 하셨다"고 인사를 건넸고, 이 후보는 "(상춘재에) 처음 와봤다. (초청해줘서) 너무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이후 상춘재 앞에서 문 대통령과 기념사진을 촬영한 이 후보는 "가보로 간직하도록 하겠다"고 말하며 환담장으로 이동했다.

문 대통령은 공개된 환담에서 "당내 경선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되신 것을 축하드린다"며 "이렇게 경쟁을 치르고 나면 그 경쟁 때문에 생긴 상처를 서로 아우르고, 다시 하나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일요일(24일)날 이낙연 전 대표님하고의 회동, 아주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와 차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10.26.[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와 차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10.26.
문 대통령은 "우리 이재명 대표 후보님은 지난 대선 때 저하고 당내 경선에서 함께 경쟁했고, 또 경쟁을 마친 후에도 다시 함께 힘을 모아서 함께 정권 교체를 해냈고, 그동안 대통령으로서, 경기지사로서 함께 국정을 끌어왔다"고 돌이켰다.

이어 문 대통령이 "이제 나는 물러나는 대통령이 되고"라고 말하며 웃자, 이 후보는 "아직 많이 남았습니다"라고 분위기를 띄웠다. 문 대통령은 이어 "이재명 후보께서 새로운 후보가 되셔서 여러모로 감회가 있다"고도 했다.


이 후보는 "제가 1:1로 이렇게 뵙기가 참 쉽지 않은데, 초대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며 "우리 대통령님께서 지금까지 민주당의 핵심가치라고 하는 민생, 개혁, 평화의 가치를 정말 잘 수행하신 것 같다. 지금까지도 최선을 다했지만 앞으로도 우리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문재인 정부가) 역사적인 정부로 남도록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끝까지 많이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이어진 비공개 환담에서는 이 후보가 문 대통령에게 '사과'를 해 눈길을 끌었다. 이 후보는 지난 2017년 민주당 19대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문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해 친문재인계와 거리가 멀어진 바 있다.

이 후보가 "지난 대선 때 제가 좀 모질게 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한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편하게 "이제 1위 후보가 되니까 아시겠죠, 그 심정 아시겠죠?"라고 화답했다.

이 후보는 문 대통령과 공통점을 여러 번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국회에서 한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대해서는 "잘 들었고 내용도 꼼꼼히 살펴봤는데 제 생각과 너무 똑같다. 그래서 거의 대부분 공감했다"며 "루즈벨트 대통령을 가장 존경하는데,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루즈벨트를 존경한다고 알고 있다. 거기서 아마 공통분모가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상춘재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와 차담을 위해 만나 인사하고 있다. 2021.10.26.[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상춘재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와 차담을 위해 만나 인사하고 있다. 2021.10.26.
문 대통령이 "시대가 계속 바뀌는, 변화 속도가 빠른 시대기 때문에 정책도 변화해야 한다"고 하자 이 후보는 "가끔 제가 놀라는 건데, 대통령과 내 생각이 너무 일치해 놀랄 때가 있다"고도 했다.

이 후보는 또 40% 안팎을 나타내는 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에 대해서도 "우리의 민주정치 사회에 유례없이 높은 지지율, 전례 없는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에 대해 놀랍다"고 치켜세웠다.

문 대통령이 코로나19 위기와 디지털 전환, 기후위기 대응으로 다음 정부가 지는 짐이 클 것 같다고 하자 "그 짐을 제가 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농담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 후보에게 여러 조언을 했다. 문 대통령은 중소기업 들의 지원을 위해 "기업들을 많이 만나보라"고 권하고, "다음 정부에서도 누가 하든 약자들에 대한 포용에 세심한 배려를 할 필요가 있겠다"고 당부했다. 또 2030 온실가스 감축 목표 실현과 관련해 "기업에만 맡겨 놓으면 안 되고 정부고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제는 피곤이 누적돼서 도저히 회복되지 않는다, 현재도 이빨이 하나 빠져있다"며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체력 안배도 잘해야 하고 극한직업이라 일 욕심을 내면 한도 끝도 없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현직 대통령과 여당 대선후보 면담은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2012년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선출된 지 13일 만에 이명박 대통령과 회동했고, 2002년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는 선출 2일 만에 김대중 대통령을 면담을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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