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4차 유행에 연 4% 성장 '적신호'...믿을 건 '위드코로나'뿐

머니투데이 유효송 기자 2021.10.26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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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지난25일 서울 광화문역에  대중교통 평일 야간 감축 운행 정상화 안내문이 붙어 있다/사진=뉴스1지난25일 서울 광화문역에 대중교통 평일 야간 감축 운행 정상화 안내문이 붙어 있다/사진=뉴스1


우리나라 경제가 코로나19(COVID-19) 4차 대유행과 공급병목 등에 발목이 잡혔다. 3분기 경제성장률이 전기대비 0.3%에 그치며 올해 4% 성장이란 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4분기 GDP(국내총생산)가 1% 이상 늘어야만 연 4% 성장이 가능하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에 따른 민간소비 반등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은이 26일 발표한 3분기 실질 GDP 성장률 속보치에 따르면 전기대비 성장률은 0.3%에 머물렀다. 플러스 성장률을 나타냈지만 시장에서 예상한 0.4%~0.6%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한은은 올해 4.0%의 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한 조건으로 3·4분기 각 0.6% 이상 성장을 내걸었다. 그러나 3분기에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서 4분기에는 최소 1.04%의 성장률을 기록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수출이 끌어올린 3분기…코로나·공급병목에 '뒷걸음질'
우리나라 경제는 코로나19의 타격을 크게 받았던 지난해 상반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다 지난해 3분기부터 빠르게 반등하며 올해까지 플러스 성장세를 유지했다. △지난해 3분기(2.2%) △4분기(1.1%) △올해 1분기(1.7%) △2분기(0.8%)에 이어 5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이다. 다만 성장률은 3분기 연속 둔화했다.



성장률 둔화는 코로나 4차 대유행으로 인한 대면서비스 위축 영향을 받았다. 직전 분기 반짝 살아났던 민간소비는 음식숙박, 오락문화 등에서 줄어 전기대비 0.3%로 감소하며 다시 2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정부소비는 백신접종과 같은 물건비 지출로 1.1.% 늘었다. 민간소비의 GDP 기여도는 -0.1%포인트를 기록했다.

설비와 건설 부문 투자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건설투자는 2분기 -2.3%에 이어 -3.0%로 감소세가 더 커지고 있다. 설비투자 역시 직전분기 1.1%에서 지난 3분기 -2.3%로 줄었다. 설비투자는 자동차 등 운송장비 위축 영향, 건설투자도 폭염과 건설자재 부족 등 토목건설 위주로 감소세를 보였다. 경제 회복기에 글로벌 수요는 이어지고 있으나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균형 등 공급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글로벌 공급 병목현상이 주된 원인이다.

뒷걸음질치는 소비와 투자를 수출 호조가 상쇄하며 3분기 성장률 급락을 방어했다. 수출은 석탄 및 석유제품, 기계 및 장비 등을 중심으로 1.5% 늘었다. 수입은 자동차 등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0.6% 줄며 다섯 분기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수출에서 수입을 제외한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2분기 -1.7%포인트에서 0.8%포인트로 증가 전환했다. 홍남기 부총리 및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페이스북에 " 분기 내내 지속됐던 거리두기 강화조치, 폭염 및 철근가격 상승 등이 민간소비·건설투자 등 내수 회복을 제약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코로나 4차 유행에 연 4% 성장 '적신호'...믿을 건 '위드코로나'뿐
연 4.0% 성장 유효하다는 정부와 한은…시장은 글쎄
한은이 전망하는 올해 연간 실질 성장률은 4.0%다. 한은은 지난 8월 경제전망에서 코로나 4차 대유행에도 불구하고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대로 유지했다. 수출도 호조를 이어가고 있고 백신 접종도 본격적으로 시작돼 견조한 회복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본 것이다.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우리경제가 남은 4분기에 전기 대비 1.04% 이상 성장하면 연간 4% 성장 달성이 가능하다"라며 "방역정책 완화로 인한 민간소비 증가세가 기대돼 당초 성장 경로에서 크게 벗어난 흐름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관건은 올 하반기에 성장률 하방 압박을 줬던 글로벌 공급병목 현상이 개선되느냐다. 한은은 말레이시아 생산공장 재가동 소식 등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국가들의 방역 상황 완화로 내년에는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비 분야 역시 34조원 수준의 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이 4분기에도 민간 부분에서 시차를 두고 효과를 나타낼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단기간에 빠른 회복은 쉽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한은 조사국은 지난 25일 경제 세미나에서 글로벌 공급병목 현상에 따른 수출·생산 차질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경기 하방 위험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급망 병목 등은 우리 경제에 악재다. 국제유가는 80달러 선으로 지난 8월 경제전망 당시보다 10달러 이상 높아진 상태다. 중국 경제가 전력난과 헝다 사태로 인해 경제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점 또한 하방 리스크다.

시장에서도 연 4.0% 달성이 쉽지 않다는 의견이 나왔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글로벌매크로 팀장은 "소비와 투자 등은 3분기보단 나아지겠지만 수출은 이미 고점을 찍고 서서히 둔화하는 추세"라며 "국제유가 급등은 무역수지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어 정부가 전망한 목표치 달성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정여경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위드코로나가 시작되면 타 국가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단기간 확진자 증가세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의류, 화장품, 스포츠 등의 비내구재와 서비스를 중심으로 민간소비가 반등하고 소비원금 효과가 4분기로 이연돼 나타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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