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54명과 잤다"는 스페인 전 국왕, 성욕억제제 투약 폭로 나왔다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2021.10.23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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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1세 스페인 전 국왕/사진=Reuters/뉴스1카를로스 1세 스페인 전 국왕/사진=Reuters/뉴스1


스페인 민주화 영웅으로 불렸으나, 부패 혐의와 사생활 논란으로 고국을 떠난 후안 카를로스 1세 전 국왕(83)이 성욕 억제를 위해 여성 호르몬 주사를 맞았다는 폭로가 나왔다.



23일 더타임스·미러 등 외신에 따르면 호세 마누엘 비야레호(70) 전 스페인 경찰청장은 최근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카를로스 전 국왕이 스페인 비밀요원으로부터 성욕을 억제하기 위한 테스토스테론(남성호르몬) 억제제를 주사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카를로스 전 국왕의 성욕이 국가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해 결국 스페인 정보기관이 여성호르몬이 포함된 약물을 주사했다"며 "이같은 사실을 카를로스 전 국왕의 과거 애인을 통해 파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비야레호 전 청장은 "이같은 조치의 배후에는 스페인 정보기관의 전 국장이자 카를로스 전 국왕의 측근이었던 펠릭스 산즈 롤단이 있으며, 의료 담당자가 쓴 보고서에도 이같은 흔적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장에 있던 의원들은 비야레호 전 청장의 폭로를 쉽게 믿지 않았다. 한 의원은 "최신 영화 '제임스 본드'의 줄거리 같은 이야기"라며 조롱하기도 했다.

카를로스 전 국왕에 대한 의혹은 2014년 퇴위 후 그가 친부라고 주장하는 남성 1명과 여성 1명이 나타나 친자확인 소송을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이전에는 독일 여성과의 염문설이 퍼지기도 했다.


2016년 출판된 '후안 카를로스: 5000명의 연인의 왕'이라는 스페인 작가의 책은 카를로스 전 국왕을 '섹스 중독자'라 표현하고 있다.

이 책에 따르면 카를로스 전 국왕은 1962년 아내 소피아 여왕과 결혼한 후에도 수백 건의 외도를 했으며, 6개월 동안에만 62명의 연인을 사귀었으며 1976년~1994년 사이에 성관계를 맺은 여성의 수는 무려 2154명에 이른다..

한편 카를로스 전 국왕은 1975년부터 약 39년 간 국왕으로 재임했으며, 스페인의 민주주의를 확립시켰다는 평가와 함께 국민의 존경을 받았다. 그러나 2010년대 유럽 재정위기 전후로 신뢰를 잃었고, 2012년 내연 사실까지 드러나 거센 비난을 받았다.

이후 딸 크리스티나 공주 부부가 횡령·탈세 사건에 연루돼 다시 한 번 비판을 받았고, 조사가 본격화되자 결국 카를로스 전 국왕은 2014년 6월 아들인 펠리페 6세에게 국왕 자리를 물려주고 퇴임했다. 그는 현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고급 호텔에 머물고 있으며, 곧 스페인으로 돌아갈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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