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모주 시장 냉각됐는데...구주매출 80% 괜찮나 최근 IPO시장에서는 고평가된 공모가에 증시에 입성하는 기업이 많아지면서 투자자 손실이 잦아지고 있다. 또 증시 부진에 공모주 시장이 빠르게 냉각되자 크래프톤, 롯데렌탈, 케이카 등이 줄줄이 상장 후 공모가를 하회했다. 최근 코스닥 공모를 진행 중인 아이패밀리SC의 경우 대주주가 구주매출을 포기하고 공모가도 희망공모가 밴드 대비 대폭 낮췄지만 일반공모 청약경쟁률이 20.88대 1에 그쳐 흥행에 실패했다.
시몬느는 이번 기업공개를 진행하면서 IPO 물량의 80%를 구주매출로 진행하고 신주는 20%만 발행한다. 구주매출이란 새로운 주식을 발행하는 대신 대주주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일반 투자자들에게 매각하는 방식을 말한다. 신주 발행의 경우 청약 대금이 기업으로 유입되지만 구주매출의 경우 투자자의 돈이 기존 대주주의 손으로 들어간다. 기업공개를 통해 대주주가 이익을 현실화(EXIT)하는 대표적인 방식으로, 대주주에겐 이득이지만 미래 성장동력 확보 측면에서 회사에 도움이 안 되는 방식이다.
시몬느 역시 이번 공모주 물량의 80%가 구주매출로 이는 재무적 투자자인 블랙스톤PE의 물량이다. 2015년과 2016년 시몬느에 투자한 블랙스톤PE는 이번 공모로 투자금 일부를 회수할 예정이다.

시몬느는 5개 기업의 평균 PER 30배에서 24%~38% 공모가 할인 적용한 PER 18배~23배로 희망 공모가 밴드 3만9200~4만7900원을 산출했다. 공모가 할인을 적용했지만 제이에스코퍼레이션의 PER 7.4배에 비하면 2~3배에 달하는 공모가다. 글로벌 1등 ODM이라는 점을 고려해도 PER 10배도 아닌, 18배~23배는 동종업체 대비 과하게 높은 수치다.
참고로 프랑스 파리 증시에 상장된 굴지의 명품 핸드백 기업 LVMH(루이비통 모에 헤네시) PER이 35배 수준이다. 구찌 그룹 케링의 경우 PER 25배 수준에 주가가 형성돼 있다. 케링 그룹은 구찌, 생로랑, 보테가베네타, 발렌시아가, 알렉산더 맥퀸 등 굴지의 명품 브랜드를 보유하고도 PER 25배에 그쳤다.
마이클코어스, 코치 등 미국 중저가 핸드백 브랜드에 제품을 납품하는 시몬느가 글로벌 명품 핸드백 그룹과 유사한 기업가치를 요구한 것이다. 시몬느는 코치, 마이클코어스, 토리버치 등 자사가 납품하는 브랜드를 '명품'이라고 부르고 있으나 기본적으로 명품은 외부에 위탁을 주고 대량생산하지 않는다. 또 한국에서도 그리고 미국에서도 코치와 토리버치같은 브랜드는 '중저가백'이라는 인식이 보편적이다.
11월 초 코스피에 상장할 시몬느액세서리는 2019년 매출액이 1조178억원, 영업이익 1351억원, 당기순이익 1061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충격에 매출액은 전년비 39% 줄어든 6218억원 영업이익은 65.4% 감소한 467억원에 그쳤다. 올해 상반기에는 미국 소비시장 회복으로 매출액이 3335억원, 영업이익은 434억원, 당기순이익 345억원을 기록하며 회복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