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를 준비하는 엔터업계의 자세

머니투데이 윤준호(칼럼니스트) ize 기자 2021.10.2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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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사진제공=빅히트뮤직방탄소년단, 사진제공=빅히트뮤직


오는 11월부터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시대로 접어든다. 여전히 국내 일일 확진자가 1000명대를 기록하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단계적 일상 회복을 꾀하고 있다. 이를 앞두고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들뜬 분위기다. 지난해 2월 이후 2년 가까이 꽁꽁 묶였던 공연 시장이 기지개를 펴는 등 반등할 기회이기 때문이다. 11월 이후, 어떤 일이 벌어질까?

#BTS, 신호탄을 쏘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하이브는 최근 BTS의 해외 투어 소식을 전했다. 오는 11월 27∼28일, 12월 1∼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LA’ 오프라인 콘서트를 연다. BTS가 팬들과 대면하는 것은 지난 2019년 서울 공연 이후 약 2년 만이다. 이후 다른 국가로 투어 계획을 확대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팬 뿐만 아니라 다른 가수들의 소속사와 팬들도 BTS의 행보를 눈여겨보고 있었다. 현존하는 최고의 스타인 BTS의 월드 투어 재개는 ‘지금부터 다시 시작’이라는 일종의 신호탄이기 때문이다. BTS의 뒤를 이어 해외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그룹 몬스타엑스 역시 내년 초 미국과 캐나다에서 공연을 열겠다고 공표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BTS가 숨죽이고 있는 상황에서는 그 누구도 먼저 나서서 오프라인 공연을 추진하기 어려웠다. 그런 의미에서 BTS의 공연 재개 소식은 엄청난 상징성을 띤다"면서 "코로나 창궐과 함께 BTS의 월드 투어 취소가 모든 오프라인 공연의 중단을 의미했듯, 그들의 월드 투어 재개는 이제 다시 스타와 팬들이 만나도 된다는 선언과 같다"고 진단했다.

물론 코로나19 이전으로 100% 돌아간다고 볼 순 없다. 코로나19가 종식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방역 수칙을 지키기 위한 절차는 여전히 진행되며, 공연장의 수용 인원 역시 제한적이다. 무엇보다 대중이 느끼는 불안감이 큰 암초다. 마스크를 착용하더라도 대규모 인원이 운집하는 것 자체를 꺼리는 이들까지 공연장으로 불러 올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는 ‘보복 관람’을 기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대중의 소비 심리는 크게 위축됐다. 특히 여행 시장은 초토화됐고, 경제 상황이 나빠지며 대중은 지갑을 닫았다. 하지만 백신과 치료제 개발 소식이 속속 전해지며 여행객을 늘어나고 보복 소비가 증가했듯, 그동안 공연에 목말라 있던 아티스트의 팬들이 보복 관람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LA에서 열리는 BTS 공연의 암표 소식이 그 단면이다. 약 2년 만에 개최되는 그들의 공연 티켓 가격이 암표 시장에서 최고 1800만 원대까지 치솟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번 공연의 티켓 가격이 등급 별로 9만∼53만 원 수준인 것을 고려할 때, 그 희소성이 주목받으며 장외에서 30∼200배 정도 오른 셈이다.

사진제공=(사)한국연예제작자협회사진제공=(사)한국연예제작자협회
#방송가에도 봄이 오나?

방송가는 코로나19 시대의 최대 피해 영역 중 하나다. 집단 작업이 불가피한 영역인 만큼 방역으로 인한 비용이 크게 증가했고, 확진자가 나오면 촬영이 전면 중단되는 어려움도 겪었다. 게다가 확진 소식이 일일이 기사화되며 대중의 따가운 시선을 받아야 했다.

위드 코로나 시대를 앞두고 팬들이 가장 큰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는 프로그램은 음악 순위 프로그램이다. KBS 2TV ‘뮤직뱅크’, MBC ‘쇼 음악중심’, SBS ‘인기가요’ 등은 무관중 녹화를 이어가고 있다. 방송을 앞두고 각 그룹의 팬덤이 방송국 앞에 길게 줄을 서던 풍경이 사라진 지 오래다. 사전녹화에 참여하기 위한 각 팬덤들의 노력과 응원 등은 K-팝 시장의 동력 중 하나였으나 코로나19는 이마저 앗아갔다.

이는 KBS 1TV ‘전국노래자랑’과 ‘가요무대’와 같은 프로그램에도 해당된다. 전국을 돌며 지역 주민과 어울리는 ‘전국노래자랑’ 역시 개점휴업 상태다. 코로나19의 지역 감염 및 지역 간 전파 등이 우려되는 상황 속에서 진행이 불가능했다. ‘가요무대’ 역시 관중 없이 이뤄졌다. 방송사와 대중이 소통하며 누리던 소소한 재미가 코로나19 시대에는 허락되지 않았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는 그에 발맞춰 점차 이런 제한을 해제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단시간에 코로나19 시대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어렵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한 지상파 관계자는 "유명 연예인들이 모이는 방송 프로그램의 특성상, 확진자 발생은 여전히 큰 이슈로 불거질 수 있고 프로그램 녹화 중단 사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곧바로 관중을 맞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며 "위드 코로나 시대가 열린 후에도 안정기로 접어들 때까지는 시간적 여유를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내다봤다.

사진출처=KBS '뮤직뱅크' 방송 화면 캡처사진출처=KBS '뮤직뱅크' 방송 화면 캡처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부활, 주가는 알고 있다!

주가는 기대감에 오른다. 이는 각 엔터테인먼트 회사에도 고스란히 적용됐다. 위드 코로나 시대와 함께 공연 재개 등으로 인한 매출 상승이 기대되면서 주식 시장에 상장된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가치는 일제히 상승했다.

코스닥에서 거래되는 에스엠,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등 원조 ‘3대 가요기획사’의 주가는 20일 종가 기준으로 일제히 신고가를 기록했다. 에스엠은 CJ ENM이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호재와 맞물리며 이 날 5.17%가 오르며 7만94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1조9000억 원에 육박한다. JYP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이 날 하루동안 11.5%가 상승하며 4만8950원을 기록했다. YG엔터테인먼트 역시 4.82%가 오른 6만7400원으로 장을 마쳤다. 두 종목의 시가총액은 각각 1억 7000억 원, 1조2000억 원이 넘는다.

BTS가 속한 하이브의 주가 역시 상승세다. 10월 이전 20만 원 후반대였던 주당 가격은 현재 32만 원이 넘는다. 시가총액은 21일 오전 9시 기준 12조 6000억 원으로 코스닥의 3대장을 합친 것보다 2배 이상 높다.

또 다른 가요계 관계자는 "최근 실물 경제의 어려움과 인플레이션의 우려까지 겹치며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주식 시장이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엔터테인먼트 관련 주식만큼은 일제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며 "결국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으며 대중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소비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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