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약사회가 각 시도약사회로 전달한 공문/사진=대한약사회
21일 약사회에 따르면 지난 18일 식약처가 약사회에 피라맥스의 판매 자제를 요청하는 공문을 전달했다. 약사회는 지난 20일 오전 각 시도 약사회에 해당 내용을 전달했다. 최근 본지는 의사의 처방전이 없어도 약사가 예외적으로 전문의약품을 판매할 수 있는 의약분업 예외지역에서 코로나19 예방·치료 목적으로 피라맥스 판매가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 한 바 있다. (머니투데이 10월14일자 보도 참조. 피라맥스 직접 구매해보니…"처방전 없어도 1인당 1개씩 팝니다")
그러면서 "특히 의약분업 예외지역에서 처방전 없이 허가 외 용도로 의약품을 판매하거나 타인의 주민등록번호로 다량 판매하는 등 비윤리적·불법적 판매가 이뤄지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고 했다.
앞서 본지 보도에 따르면 의약분업 예외지역에 있는 다수의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피라맥스를 코로나19 예방·치료용으로 판매하고 있다. 의약분업 예외지역은 병원이 적은 도서·산간벽지다. 의료 취약지라 의사의 처방전이 없더라도 3일 분량에 한해 약사가 의약품을 조제할 수 있다. 피라맥스는 1개가 3일 분량이라 1인당 1개씩 판매가 원칙인데 별도의 인증 절차가 없어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번호만 알면 다량을 구매할 수 있다. 일부 약국에서는 택배 배송도 하고 있다.
지난해 신풍제약이 피라맥스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겠다고 밝힌 이후 주주게시판이나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피라맥스를 코로나19 치료용으로 처방하는 병원과 약국 리스트가 돌고 있다. 의약분업 예외지역에서 암암리에 피라맥스가 판매되면서 일반 소비자들은 어렵지 않게 피라맥스를 구매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의약분업 예외지역 약국의 피라맥스 처방량은 2016~2019년까지 4년간 한 건도 없다가 코로나19 국내 유행이 시작된 지난해만 81건이 처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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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치와 관련, 약사회 관계자는 "개 구충제 '펜벤다졸'이 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로 말기암 환자들에 판매됐던 것처럼 피라맥스도 코로나 예방·치료 목적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의약분업 예외지역에서 특히 민감하게 받아들이라는 조치다"라고 설명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허가된 코로나19 치료제가 2개 품목이라는 것을 홍보하기 위해 공문을 보냈다"며 "홈페이지와 SNS 등을 통해 해당 사실을 홍보하고 있다"고 했다.
보건복지부는 피라맥스가 본래 목적 이외의 목적으로 판매됐다면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피라맥스 처방량이 대폭 늘어난 것과 관련, 말라리아로 처방된 것인지 팩트를 확인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코로나19 예방·치료 목적으로 처방됐다는) 사실 확인이 돼야 행정처분 등 조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