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WS, 데이터 전송 요금 너무 비싸다"…오라클의 저격

머니투데이 백지수 기자 2021.10.20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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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 브라운 오라클 시장전략 부사장이 20일 한국오라클 주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오라클로스 브라운 오라클 시장전략 부사장이 20일 한국오라클 주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오라클


오라클이 20일 열린 자사 기자간담회에서 경쟁사 AWS(아마존웹서비스)의 비용 논란을 공개 저격했다.



AWS가 자사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클라우드에 전송한 데이터를 다른 클라우드 환경이나 다른 리전(데이터센터 집합) 등으로 전송하는 '이그레스(Egress)' 비용을 고객들에게 과도하게 부과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그레스 비용이 높으면 기업들이 다른 클라우드 공급사 인프라로의 데이터 이전을 원해도 AWS에 록인(Lock-in, 발이 묶임)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로스 브라운 오라클 본사 고투마켓(시장전략) 담당 부사장은 한국오라클이 이날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한 '멀티클라우드 시장 전략 기자간담회'에서 "자체 조사에 따르면 오라클 클라우드의 이그레스 비용이 AWS(아마존웹서비스)에 비해 87~95% 정도 저렴하다"고 말했다.



브라운 부사장은 "다른 클라우드 제공업체들은 자사 클라우드로부터 데이터를 빼내는 비용을 너무 높게 책정하고 있다"며 "오라클은 네트워크 가격 자체를 저렴하게 책정했다"고 말했다.

AWS의 이그레스 비용 논란은 멀티클라우드를 활용하는 경향이 클라우드 이용 기업들 사이에 두드러지기 시작하면서 불거졌다. AWS로 데이터를 이전해 둔 데이터를 다른 클라우드 사업자의 클라우드로 옮기려는 고객사들이 데이터를 전송할 때 사용한 네트워크에 대해 거액을 지출하게 되면서다. 애플도 2017년 데이터 이그레션 비용으로 5000만 달러(약 586억원)를 AWS에 내야 했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한 사업자의 클라우드에만 의존할 경우 보안이나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에 문제가 생겨도 복구가 어렵다는 우려가 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클라우드 서비스 장애에 대비해 여러 클라우드 공급사의 클라우드 인프라를 섞어 사용하는 경향이 늘었다. 1위 사업자로 클라우드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AWS로는 달갑지 않은 현상인 셈이다.


실제로 AWS 외 대부분의 클라우드 사업자는 멀티클라우드를 자사 영업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일부 클라우드 기업들은 다른 사업자와 연합하며 이그레스 비용을 낮추는 노력도 하고 있다.

오라클 역시 '가성비'를 앞세우며 멀티 클라우드 확산을 노리는 기업이다. 화상회의 서비스 줌(Zoom)과 정보기업 톰슨 로이터, 브라질 통신사 팀브라질 등이 오라클 클라우드를 병행 사용하는 멀티 클라우드 고객사다. 브라운 부사장은 "팀브라질의 경우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애저(Azure)를 많이 쓰다가 최근 백업과 빌링 시스템 등에 오라클 클라우드를 활용 중이다"라고 말했다.

오라클은 2019년 6월에는 MS 애저 데이터센터를 자사 클라우드와 연동하는 등 MS와의 협력 관계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클라우드 관리에 필요한 가상화 소프트웨어 업계 1위 VM웨어도 오라클의 협력사다.

브라운 부사장은 "오라클 클라우드의 장점은 후발 주자임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다양한 클라우드 업체의 각 강점이 있는 만큼 이를 자사 OCI(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에 결합해 최적화 되도록 연동하는 것이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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