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덕분에…미디어株 체급 올렸다, 위드코로나 시대엔 더?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2021.10.20 10:58
글자크기

오늘의포인트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포스터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포스터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 드라마·영화 제작사, 엔터테인먼트사 주가가 거침없는 상승세다. 신고가 기록이 속출한다. 너무 많이 오른건 아닐까하는 우려가 따른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넷플릭스의 성공 이후 생태계 자체가 달라졌다는 게 근거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은 약 한달간 시청순위 세계 1위를 지켰다. 오징어게임 관련주로 꼽히는 쇼박스 (3,715원 ▼25 -0.67%)는 지난 한 달간(9월 23일~10월19일) 62% 올랐다. 20일 오전에도 14%대 급등하고 있다. 버킷스튜디오 (1,153원 ▲1 +0.09%) 역시 이기간 약 59% 올랐다.

오징어게임은 '반짝흥행'이 아니었다. 신작 마이네임이 이를 증명했다. 마이네임이 연타석 홈런에 성공하며 한국 콘텐츠에 대한 기대감은 이제 확신이 됐다. 마이네임 관련주인 스튜디오산타클로스 (300원 ▼8 -2.60%)는 최근 일주일 새 50% 이상 올랐다.



학습이 된 투자자들은 다음 타자가 등장하기에 앞서 관련주를 사모으고 있다. 다음타자는 유아인이 주연을 맡은 '지옥'과 전지현이 이끄는 '지리산'이다. 조만간 공개를 앞두고 있다. 지리산 제작사 에이스토리 (11,230원 ▲80 +0.72%) 주가는 최근 한달간 50% 가까이 올랐다. 지옥의 제작사는 제이콘텐트리 (13,820원 ▼140 -1.00%)다. 이 회사 주가 역시 최근 한달간 50% 넘게 올랐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이콘텐트리에 대해 "K-콘텐츠에 대한 글로벌 수요 높아진 가운데, 지옥(호러물·11월), 지금 우리 학교는(좀비물·1월) 등 글로벌 흥행이 기대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차기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며 "디즈니 플러스로 판매까지 개시됐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드라마 동백꽃필무렵 제작사인 팬엔터테인먼트 (2,865원 ▼75 -2.55%), 에프엔씨엔터 (4,300원 0.00%) 등도 최근 급등했다. 영화 제작사 NEW (3,360원 ▼40 -1.18%), IHQ (239원 ▲22 +10.14%), 초록뱀컴퍼니 (484원 ▼5 -1.02%), 키이스트 (6,150원 ▼60 -0.97%), 덱스터 (7,780원 ▲30 +0.39%) 등도 덩달아 급등하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증권가에선 콘텐츠·엔터 등 미디어주들의 상승세가 거품이 아니라고 본다. 미디어 회사들이 상품을 내놓고, 그 상품을 소비할 수 있는 플랫폼이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만 해도 생태계가 달라졌는데 경쟁까지 붙는다. 디즈니플러스와 티빙 등 다른 OTT 플랫폼이 등장하면서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넷플릭스가 지난 8월 'D.P.'를 시작으로 오징어게임과 마이네임, 지옥 등 오리지널 콘텐츠들을 쏟아내고 있는데, 이는 11월 디즈니플러스가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면 경쟁이 강화될 것에 대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미디어주들이 각광받은 배경에는 코로나19(COVID-19)로 비대면 생활문화가 자리잡은 영향도 있다. 역설적이게도 위드코로나 국면에서도 미디어주는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엔터주들은 위드코로나 시대 더 높은 비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박하경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스엠 (87,800원 ▲2,400 +2.81%)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201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3분기 매출액 전망치는 49% 증가한 1천720억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보이그룹 NCT127(229만장)의 앨범 발매로 3분기 앨범 판매량이 336만장을 기록하는 등 본사 별도 매출액이 지난해 동기보다 65% 증가한 968억원을 달성한 영향이 컸다.

JYP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32억원, 18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4%, 6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기존 전망치를 10% 웃도는 수치다. JYP Ent. (72,100원 ▲1,100 +1.55%) 주가는 이날 신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보이그룹 스트레이키즈(134만장)와 걸그룹 있지(ITZY)(34만장)의 앨범 판매 호조에 힘입어 전체 앨범 판매량이 193만장으로 역대 최대를 달성했다. 여기에 지난 6월 앨범 매출이 3분기로 일부 이연되면서 앨범 매출은 252억원으로 109% 성장했다.

박 연구원은 "JYP는 앨범 판매 호조로 스트리밍 매출도 50% 증가한 93억원으로 예상한다"며 "3분기에는 음원 등 콘텐츠 매출이 79% 급증해 역대 최고 영업이익률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연말부터는 오프라인 공연도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JYP는 올해 말 트와이스 공연을 계획 중이다. '위드코로나'가 시작된 일본에서 니쥬 콘서트 기대감도 나온다.

박 연구원은 "에스엠은 지난해 공연 부재로 고정비 부담이 늘어 이익 감소 폭이 4개 사 중에서 가장 컸다"며 공연시장이 재개되면 빠른 속도로 정상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