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아트센터에서 초연하며 호평 받았던 음악극 '오이디푸스'. 배우 박해수(사진)가 주연을 맡았다. /사진=머니투데이DB
글로벌 신드롬을 낳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으로 스타가 된 배우 박해수는 원래 연극 '오이디푸스'로 유명하다. 선한 얼굴로 이기적인 속내를 드러내는 그의 연기 내공은 오이디푸스로 열연했던 LG아트센터에서 다졌다. 박해수는 치열한 연기를 보여주기 위해 LG아트센터가 위치한 서울 강남구 역삼동으로 향하는 길을 "전쟁하러 가는 길"이라고 표현한다.
내년 10월 문을 여는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아트센터. /사진제공=LG아트센터
실험·혁신 역사 쓴 LG그룹 단관극장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LG아트센터 공연장. /사진제공=LG아트센터
LG아트센터는 2000년 '문화예술 창작과 교류를 통한 기업 이윤의 사회 환원'을 취지로 세운 세워진 종합예술공연장이다. 삼성그룹의 리움미술관과 함께 '문화보국'을 내세운 국내 대기업이 만든 대표적인 문화향유 시설 중 하나다. IMF 외환위기 직후 기업들이 문화지원을 축소하던 1998년 구본무 당시 LG회장이 "세계 최고 수준의 문화예술 공연을 국민들이 볼 수 있게 소개하라"고 당부하며 건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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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아트센터는 국내 공연시장의 성장 촉진제 역할을 했다. 2000년 3월 개관한 이후 총 867편의 작품이 6300회 공연됐고, 450만명의 관객을 끌어 모았다. 연극부터 클래식·재즈·현대음악·뮤지컬·판소리·무용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실험적인 기획 공연을 선보이며 컨템포러리 공연시장을 개척했다는 평가다. 피나 바우슈, 매슈 본, 로베르 르파주 등 세계 공연예술계를 이끄는 거장들의 작품을 소개됐다. 장기 대관 공연을 통해 한국 공연시장 붐을 일으킨 '오페라의 유령'을 초연한 성과는 백미로 꼽힌다.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 양정웅 연출의 '페르귄트'. /사진제공=LG아트센터
상업성을 배제한 동시대를 살며 반드시 봐야 할 혁신작품을 선보이며 차별화를 꾀한 LG아트센터지만 1000석이 겨우 넘고, 분장실은 따로 있는 등 애매한 사이즈의 단일 공연장이란 특성은 늘 한계로 지적됐다. 2005년 LG그룹과 GS그룹의 분리로 센터가 있는 LG강남타워가 GS그룹 소유로 바뀌며 처지도 애매해졌다.
서남권 관객 발굴하고, 충성고객도 끌어온다
마곡 LG아트센터에 들어설 그랜드씨어터 공연장. /사진제공=LG아트센터
LG아트센터는 세계적인 거장 안도 다다오가 설계를 맡아 화제를 낳기도 했다. 1335석의 그랜드 씨어터와 함께 다양한 공연이 가능한 블랙박스까지 2개의 공연장을 갖췄다. 심우섭 대표는 "서울시와 논의하며 공원에 공연장을 유치하는 방향으로 뜻을 모았고, 과학관과 시너지를 내기로 결정했다"며 "과학과 예술, 자연이 어우러지는 곳을 만들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마곡 LG아트센터 로비게이트아크. /사진제공=LG아트센터
이현정 국장은 "마곡은 서울역와 강남에서 지하철로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어 접근성이 좋은 편"이라며 "낯선 이미지에서 오는 심리적 거리감을 줄일 수 있는 마케팅과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우섭 대표는 "마곡은 유동인구만 30만에 달하고 1인가구가 42%나 되는 젊은 도시"라며 "잠재력에 비해 문화예술 인프라가 열악해 고민이 있었지만, 이면의 기회와 가능성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