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C에 등록된 기업들은 IPO 기업처럼 수요예측 등을 절차를 거쳐 해 공모가를 정하지 않는다. K-OTC 시장의 첫 기준가는 주당 순자산가치로 정해진다. 첫 거래일에는 주당 순자산가치의 30%~500% 범위에서 거래가 가능하다. 첫 거래일에 최대 5배까지 오를 수 있다. IPO에 성공한 기업이 상장 첫날 시초가를 기준으로 상하 30%의 가격제한폭이 적용되는 것과 비교된다.
실제 K-OTC 시장에서 거래되면서 적정 가격을 찾은 후 코스피, 코스닥에 상장하는 사례가 적잖다. K-OTC에서 거래되던 종목 중 처음으로 상장 시장에 입성한 기업은 2014년 코스피에 상장한 삼성에스디에스다. K-OTC 거래 첫날 23만8000원(가중평균주가)에 거래됐던 삼성에스디에스는 K-OTC 거래 마지막날인 2014년 11월13일 37만7500원을 기록했다. 이튿날 코스피 시장에 입성한 삼성에스디에스는 코스피 상장 첫날 32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19만원)보다 K-OTC 마지막 거래 가격에 더 가까웠다.
13개 기업 모두 K-OTC에서 거래를 시작한 후로 주가가 상승했다. 이 중 8개 기업의 코스피·코스닥 상장 첫날 종가는 공모가보다 K-OTC 거래 마지막날 가중평균주가에 가까웠다.
카페24의 경우 K-OTC 매매 첫날 2015원이었던 가중평균주가가 거래 마지막날 9만4100원으로 97.86% 뛰었다. 공모가는 5만7000원에 불과했으나 2018년 2월8일 코스닥 상장 첫날 종가는 8만4700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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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카페24는 K-OTC 시장에서 몸값을 높여 처음으로 '테슬라 요건 상장'에 성공한 사례다. 테슬라 요건은 미국 전기차기업 테슬라처럼 적자를 내더라도 시가총액 1000억원 이상 등의 조건을 충족하면 상장할 수 있는 제도다.
이환태 한국금융투자협회 K-OTC 부장은 "카페24의 경우 K-OTC 거래 가격을 공모가 협상시 참고가격으로 활용했다"며 "K-OTC 시장은 비상장기업의 적정가치를 평가해 가격을 발견하는 기능이 있다"고 말했다.
K-OTC를 통해 상장폐지됐던 기업이 코스피에 재입성한 사례도 있다. 텐트 사업을 펼치다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로 자본잠식에 빠진 지누스는 2005년 코스피에서 상장폐지된 후 2014년 K-OTC 시장에 지정됐다.
지누스는 매트리스·침대 등 가구 사업으로 영역을 전환하고 글로벌 유통 플랫폼 아마존 등을 통해 매트리스를 판매하면서 일어섰다. K-OTC 첫 매매 이후 2019년 10월30일 코스피에 재입성하기 전까지 지누스의 가중평균주가는 4000원에서 7만9600원으로 94.97% 올랐다.
올해는 넷마블네오가 코스피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넷마블네오는 넷마블이 2012년 게임 개발사업을 물적 분할해 세운 회사다.
K-OTC에 따르면 넷마블네오의 시가총액은 지난 19일 기준 1조6549억원이다. 넷마블네오는 지난 6월 액면분할을 통해 장외주식 가격을 낮추고,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