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차백신연구소…지니너스 바이오 명예회복 도전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1.10.18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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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차백신연구소…지니너스 바이오 명예회복 도전


백신 기술 경쟁력을 강조한 차백신연구소가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국면에서 공모 흥행에 실패했다.

최근 공모 시장에서 바이오 기업이 줄줄이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산업 전반적으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공모시장의 평가는 기업가치와 직결되며 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 등 기업 운영과 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바이오는 자본시장을 통한 투자 재원 확보가 필수적인 대표 업종이다.

이달 공모 절차에 돌입하는 지니너스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높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삼성 출신이란 믿음직한 배경에 암 진단 기술력을 갖춘 지니너스가 공모시장에서 실추된 바이오 명예회복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니너스는 오는 21일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시작으로 IPO(기업공개)를 위한 공모에 나선다. 현재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 일정을 확정한 기업 중 바이오로 분류할 수 있는 기업은 지니너스가 유일하다.

역대급 활황을 보이고 있는 올해 공모 시장에서 바이오 기업의 활약은 눈에 띄게 저조하다. 바이오 중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고 심사를 통과해 공모에 돌입하는 기업 수 자체가 적다.



하반기 IPO 시장 성수기를 맞아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앞서 IPO에 성공한 기업들의 상장 뒤 주가가 대체로 지지부진한데다 최근 바이오 기업의 잇따른 공모 흥행 실패로 투자 수요가 악화환 경향이 짙다.

실제 에스디바이오센서, 바이젠셀 등 대어급 바이오 기업이 상장 뒤 주가 하락으로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최근 공모 절차를 밟은 에이비온, 프롬바이오, 차백신연구소 모두 공모 청약 경쟁률이 100대 1에 못 미친다.

보다 깐깐해진 한국거래소의 심사도 바이오의 공모 수요 위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국내 증시가 조정기에 접어들면서 미래 가치로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바이오 IPO에 부정적 시각이 강해진 측면도 있다. 앞서 엑셀세라퓨틱스, 노보믹스, 엔지노믹스 등 바이오 관련 기업이 거래소 벽을 넘지 못하고 심사를 철회했다.


이 때문에 지니너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지니너스가 공모 흥행에 성공할 경우 현재 상장심사를 받고 있거나 심사 청구를 앞두고 있는 바이오 기업에 다소 숨통이 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니너스는 삼성서울병원 삼성유전체연구소에서 분사(스핀오프)해 2018년 4월 설립했다. 유전체 분석 기업으로 암 유전자 진단 및 분석 기술을 앞세워 3500억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책정했다. 국내 최초로 암 유전체 진단 솔루션을 상용화하는 등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단 평가다. 아직 적자 구조지만, 암 유전체 진단 솔루션과 단일세포 분석 플랫폼 등을 토대로 올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암 유전체 진단을 위한 다양한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관련 시장 지배력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전체 진단 및 분석뿐 아니라 앞으로 바이오마커(생체지표) 발굴, 신약 개발 연구 등 사업 영역 확대를 꾀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바이오는 공모 시장의 대표 업종으로 자리매김했는데, 역대급 호황을 보이고 있는 올해는 최근 어느 때보다 성과가 좋지 않다"며 "바이오만큼 공모 시장을 통해 자금 조달이 절실한 업종이 없기 때문에 IPO 시장에서 저평가가 지속될 경우 산업 전반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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