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업계에 꼭 필요한 기술…삼성전자 직원 아이디어가 현실로

머니투데이 오문영 기자 2021.10.14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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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C랩' 과제 5개 스타트업 창업 지원

이미지 인식 기술 기반 코로나19 신속진단키트 판독 솔루션을 개발한 '디아비전' 관계자들./사진제공=삼성전자이미지 인식 기술 기반 코로나19 신속진단키트 판독 솔루션을 개발한 '디아비전' 관계자들./사진제공=삼성전자


최근 바이오업계 협력 요청에 바쁜 나날을 보내는 스타트업이 있다. 이들은 판독 솔루션 개발로 코로나19(COVID-19) 신속진단키트의 오판 우려를 해소했다. 신속진단키트는 결과가 흐릿하게 나타날 경우 육안으로 정확히 판별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지적돼 왔다. 문제 해결의 비결은 스마트폰 카메라와 자체 개발한 이미지 분석 기술이다. 디지털신호처리 기술을 통해 촬영된 이미지의 바이러스 양을 수치화하는 식이다.

주인공은 삼성전자에서의 분사를 앞둔 '디아비전'이다. 이들이 개발한 솔루션은 지난해 4월 최윤호 경영지원실장 주관의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임직원 대토론회'에 제안된 아이디어 중 하나다. 당시 일부 아이디어가 C랩 과제로 선정됐는데 그중 하나가 지금의 디아비전으로 발전했다.



"삶을 변화시키는 혁신 스타트업 돼달라"…디아비전 등 5개 스타트업, 삼성전자서 분사
삼성전자는 지난 13일 수원 '삼성 디지털 시티'에서 주요 경영진들이 창업자들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하는 'C랩 스핀오프 론칭데이'를 진행했다. 이번에 분사하는 스타트업은 디아비전을 포함해 총 5곳이다. 지난 5월 분사 창업한 4개 스타트업에 이어 올해 두 번째 분사다.

행사에는 최윤호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사장), 승현준 삼성리서치연구소장(사장) 등이 참석해 창업자들을 격려했다. 최 사장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히 도전하는데 큰 박수를 보낸다"며 "C랩을 발판으로 미래 우리 삶을 변화시키는 혁신 스타트업이 되길 기대한다"고 격려했다.



지난 13일 수원 삼성 디지털 시티에서 열린 'C랩 스핀오프 론칭데이'에서  삼성전자의 주요 경영진들과 창업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한 가운데 왼쪽부터 최윤호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 승현준 삼성리서치 연구소장)./사진제공=삼성전자지난 13일 수원 삼성 디지털 시티에서 열린 'C랩 스핀오프 론칭데이'에서 삼성전자의 주요 경영진들과 창업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한 가운데 왼쪽부터 최윤호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 승현준 삼성리서치 연구소장)./사진제공=삼성전자
무인매장·댄스게임 등 분사하는 스타트업 면면 보니…
이번에 분사하는 스타트업은 코로나19 판독 솔루션을 개발한 디아비전을 비롯해 △무인 스마트 매장 혁신 솔루션의 '치즈에이드' △동작 인식 기술 기반 AI(인공지능) 댄스 게임 플랫폼을 개발한 '구스랩' △홈 브루잉 솔루션을 만든 '부즈앤버즈' △개인 맞춤형 족부 보조기 제작 솔루션을 개발한 '로고스 바이오일렉트로닉스' 등이다.

치즈에이드는 코로나19 이후 각광받고 있는 소자본 무인 매장들에 관심을 갖고, 이들 업주의 부담을 줄여주는 가시광 통신(LiFi) 기반의 무인 매장 혁신 솔루션을 개발했다. 솔루션은 기존 매장내 키오스크나 조명에 간단하게 부착할 수 있는 가시광 송신장치와 수신용 스마트폰 앱으로 구성했다.


치즈에이드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소자본 무인 매장 창업이 급속도로 늘고 있으나 키오스크, 매장 보안 및 운영 비용 부담 등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 며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신규 기능 추가를 통해 골목상권 소상공인들이 저비용 고효율로 무인 매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구스랩은 댄스 경력 14년차인 휴대폰 UX(사용자경험) 디자이너와 사내 AI 전문가들이 설립했다. 이들의 플랫폼은 AI 비전 기술을 활용하여 콘솔 등 별도의 기기 없이 모바일 기기나 노트북 카메라 만으로 사용자의 춤 동작을 인식, 분석하고 피드백을 제공한다. 이 기술을 활용해 전세계 사람들과 함께 아바타 댄스 배틀을 할 수 있는 댄스 게임 플랫폼을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부즈앤버즈'에는 이탈리아 10년 거주에 다수의 홈브루잉 국제대회 수상 경력이 있는 삼성전자 모바일 UX 디자이너와 모바일 기구 개발 전문가들이 모였다. 기존 3주 가량 걸리던 양조 기간을 7일 이내로 단축했고 제품 크기도 획기적으로 줄이는 성과를 냈다. '로고스 바이오일렉트로닉스'가 개발한 센서 깔창은 사용자의 보행 자세와 발 모양 등을 진단해 준다. 진단 결과에 따라 맞춤형 족부 보조기를 기존 제품보다 저렴하게 주문할 수 있다.

바이오업계에 꼭 필요한 기술…삼성전자 직원 아이디어가 현실로
"5년내 재입사 기회 부여"…도전이 기본값된 삼성전자
삼섬전자는 C랩 스핀오프 제도를 통해 '두려움 없이 도전하는 문화'를 사내에 확산시키고 있다. 초기 사업자금과 창업지원금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스핀오프 이후 5년내 재입사 기회를 부여한다. 이번 5개 스타트업을 포함해 2015년부터 현재까지 199명이 독립해 57개의 스타트업을 설립했다.

이 스타트업들이 외부에서 가치를 인정받아 후속 투자를 유치한 금액은 총 1000억원이 넘는다. 생존율은 국내 평균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다. 국내 스타트업의 3년차 평균 생존율이 41.5%인데, C랩 스핀오프 스타트업의 3년차 생존율은 98%에 달한다.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데에도 한 몫하고 있다.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CES에서 14개의 혁신상을 수상한 것이 대표적이다. 기업을 예로 들면 2017년 분사한 AI 피부 분석 서비스 기업 '룰루랩'은 B2B 파트너십을 통해 11개국 100여개 이상 해외 오프라인 매장에 진출해 K-뷰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2018년 8월 발표한 '경제활성화·일자리 창출 방안'에서 향후 5년간 C랩을 통해 사내 과제(C랩 인사이드) 200개, 외부 스타트업(C랩 아웃사이드) 300개를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까지 'C랩 인사이드'를 통해 사내벤처 과제 156개, 'C랩 아웃사이드'를 통해 외부 스타트업 202개 등 총 358개를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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