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뉴시스]추상철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5월1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단지 3라인 건설현장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에 참석해 '반도체 생태계 강화 연대 협력 협약식' 기념촬영 후 주먹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1.05.13.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가 "당무위원회 결정을 존중하고, 대통령후보 경선 결과를 수용한다"고 밝힌만큼 어수선한 분위기 수습을 위해서라도 문 대통령과 이 지사 만남이 가급적 빨리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청와대는 과거 대통령들이 같은 당적의 차기 대선 후보들의 요청에 따라 회동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문 대통령과 이 지사의 회동이 이뤄질 것이란 입장이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가을 한복문화주간을 맞아 한복을 입고 발언을 하고 있다. 2021.10.12.
당내 '비주류' 출신인 이 지사가 대선 후보가 됐기 때문에 이 지사 입장에선 '친문' 세력과의 연대를 위해서라도 문 대통령과의 만남을 적극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높은 40% 안팎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문 대통령의 지지가 뒷받침돼야 본선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17년 촛불 정국 당시 치러진 지난 19대 대선 경선에서 문 대통령에 대한 거센 비판으로 '친문'과 거리가 멀어졌던 이 지사로서는, 향후 정계개편 구상 등까지 고려했을 때 '현재 권력'인 문 대통령과의 관계를 재정립할 필요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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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사는 대선후보로 선출된 후 수락연설에서도 "김대중 대통령님의 신념, 노무현 대통령님의 열정, 문재인 대통령님의 마음으로, 정치에 임하겠다"며 "내년 3월 9일 반드시 승리하겠다. 그리고 두 달 후 대통령 취임식장에 문재인 대통령님과 굳게 손잡고 함께 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통령후보-당대표-상임고문단 간담회를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0.13.
이밖에 야권의 정치적 중립 시비 등을 고려해 여야 대선후보와의 만남, 야당 후보 단독 만남 가능성 등도 있다. 실제 대통령이 야당 후보를 초청한 사례도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97년 10월25일 김대중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대선 후보를 후보 확정 59일 만에 청와대로 초청한 바 있다.
당시 여당인 신한국당의 대선 후보였던 이회창 총재는 김대중 후보의 비자금 의혹에 대한 수사를 김 대통령과의 회담 조건으로 제시하고 김 대통령의 신한국당 탈당까지 촉구해 관계가 껄끄러워지면서, 회동은 야당 후보 단독으로만 이뤄졌다.
한편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은 문 대통령과 이 지사의 회동 가능성을 비판했다. 홍준표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대통령은 공정한 대선 관리를 하는 자리인데 특정 당 후보와 비밀회동 하는 것은 대통령이 대선에 개입한다는 의혹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대장동 게이트를 철저히 수사하라고 해놓고,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이 후보를 만나겠다는 것은 모순"이라고 꼬집었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면담 요청을 한 이 후보의 목적에 상당한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