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는 모두 부진?…이마트와 롯데마트의 엇갈린 명암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2021.10.13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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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2020년 이마트 순매출 22% 증가하는 사이 롯데마트는 10% 감소

2020년 12월을 폐점한 롯데마트 대구 칠성점. /사진=뉴시스2020년 12월을 폐점한 롯데마트 대구 칠성점. /사진=뉴시스


대형마트가 e커머스 등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업체간 희비가 크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업계 1위 이마트는 성장세를 이어가며 훨훨 나는 사이 롯데마트의 실적은 쪼그라들었다.

1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화하면서 온·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 비중 추이도 변했다. 2016년 △대형마트 23.8% △백화점 22.9% △온라인 32.4% 등이던 것이 2020년엔 △대형마트 17.9% △백화점 15.2% △온라인 46.5% 등으로 바뀌었다. 대형마트 매출액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대형마트는 모두 부진?…이마트와 롯데마트의 엇갈린 명암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서도 이마트의 매출액은 오히려 늘어났다. 2016년 순매출(총매출액에서 에누리액이나 환입액 등을 공제한 금액) 11조6312억원을 기록한 이마트는 2020년엔 22% 증가한 순매출 14조2138억원을 나타냈다. 이마트가 '오프라인의 위기' 속에서도 강자 입지를 다진 건 신선식품 판매를 중심으로 할인점과 창고형 매장인 트레이더스가 순항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트레이더스는 매년 두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이마트의 효자로 거듭났다. 아울러 지난해 월계점 등 9개 기존점을 리뉴얼하고 일렉트로마트 등을 입점시키며 신선식품 경쟁력 강화를 통해 방문 고객 수를 크게 늘렸다.

이 기간 대형마트 업계 2위 홈플러스도 덩치를 지키며 자존심을 지켰다. 홈플러스는 2016년 순매출 6조6067억원 대비 6% 늘어난 2020년 6조9662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대형마트 업태의 쪼그라든 실적은 대형마트 업계 3위 롯데마트 실적에 그대로 반영됐다. 롯데마트는 2016년 순매출 5조9920억원을 기록했지만, 2020년에는 10% 줄어든 4조7110억원을 나타냈다. 롯데마트는 영업이익도 큰 폭으로 줄었다. 2016년 270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17년 220억원, 2018년 -160억원, 2019년 -480억원 등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대형마트 업태의 위기'가 아니라 '롯데마트의 위기'라는 평이 나온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폐점이면 폐점, 리뉴얼이면 리뉴얼 등 장기적인 전략을 세우고 쭉 밀어부처야하는데, 롯데마트의 경우 전략을 여러 번 수정하면서 시대적 변화에 뒤처진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실제 롯데마트는 지난해까지 뼈를 깎는 점포 구조조정을 통해 점포 12개를 폐점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노후 매장을 리뉴얼하고 오프라인 매장을 강화하는 식으로 전략을 대폭 수정했다.
롯데마트가 창고형 할인점 빅(VIC)마켓 금천점 외관사진롯데마트가 창고형 할인점 빅(VIC)마켓 금천점 외관사진
창고형 할인점 빅마켓 역시 마찬가지다. 롯데마트는 2012년 빅마켓 1호점을 낸 뒤 5개 점포까지 늘렸지만, 실적 부진 등으로 점포를 꾸준히 폐점해 현재는 2개 매장만 운영 중이다. 하지만 롯데마트는 창고형 할인점 업태의 성장가능성이 높다며, 올 하반기 '빅마켓 확대' 승부수를 띄우고 2023년까지 20개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같은 빈번한 전략 수정으로 롯데마트에 중장기 전략이 부재하단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의 뚝심있는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는 지적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올해 전략을 확고히 세운 상태"라며 "매장은 매장대로 14개 점포 리뉴얼과 빅마켓 확대 등으로 강화하고, 물류 쪽도 매장 천장에 레일을 설치해 주문이 들어온 제품들을 모아 올려 뒤편의 배송 공간으로 이동시키는 '스마트스토어'와 매장 후방에 배송센터를 구축한 '세미다크스토어' 추가 등을 통해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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