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떼고 플랫폼으로" 韓 기업, 글로벌 탈통신 선두권에

머니투데이 차현아 기자 2021.10.14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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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50,500원 ▼700 -1.37%)KT (34,600원 ▼800 -2.26%) 등 국내 이동통신사가 글로벌 통신업계의 탈통신 기류의 선두권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사업자의 탈통신 움직임이 두드러지는 이유로, 전문가들은 국내 통신시장이 통신비 인하 정책 등으로 타국에 비해 수익성이 악화된 것을 꼽았다.



1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16개 글로벌 통신사업자를 대상으로 지난해 전체 매출 중 비통신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조사해 순위를 매겼다. 분석결과 KT가 세 번째, SK텔레콤이 네 번째로 비통신 부문 매출이 많았다. GSMA는 비통신 부문 사업으로 미디어, 게임, 사물인터넷(IoT), 보안, 커머스, 금융, 스마트홈, B2B(기업간거래) 등을 꼽았다.

/사진제공=GSMA 인텔리전스 보고서/사진제공=GSMA 인텔리전스 보고서


"주요 통신사 비통신 부문 매출 증가...사업 다각화 박차"
비통신 부문 매출이 가장 많은 기업은 일본의 소프트뱅크(Softbank)로, 전체 매출 중 41%를 차지했다. 2위 미국 AT&T는 비통신 매출 비중이 37%였다. 3위와 4위를 차지한 KT와 SK텔레콤은 각각 35%와 31%로 나타났다. 특히 소프트뱅크는 2017년 15%에서 무려 26%p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 대상 16개 기업 중 최근 4년 간 탈통신 움직임이 가장 활발했다. GSMA는 "AT&T와 소프트뱅크, 버라이즌, KT, SK텔레콤은 인수합병(M&A)으로 사업 다각화를 꾀하는 대표적인 통신 사업자"라고 설명했다.



국내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ICT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 SK텔레콤은 최근 유무선 통신사업에 집중하는 SK텔레콤과 반도체, 뉴 ICT 투자에 집중하는 SK스퀘어로 회사를 분할했다. KT는 지난해 10월 디지코(DIGICO) 변화를 선언한 후 M&A를 활발히 추진 중이다. KT는 스카이라이프를 통해 현대HCN을 인수했으며, B2B 기업 웹케시 그룹에도 지분을 투자했다. 자회사 지니뮤직을 통해 구독서비스 플랫폼 밀리의서재도 사들였다.

글로벌 사업자들도 빠르게 비통신 사업을 늘려가고 있다. 이번 조사결과, 비통신 부문 매출 평균은 지난해 24%로, 2017년(18%), 2019년(22%)에 이어 꾸준히 늘고 있다. 국가 별로 살펴보면, 일본 통신사인 소프트뱅크 이외에도 KDDI(25%), NTT도코모(22%) 등도 상위권에 포진했다. 차이나텔레콤(16%→22%), 차이나유니콤(7%→17%), 차이나모바일(6%→12%) 등 중국 통신사들도 최근 탈통신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이미 통신사들의 '탈통신' 움직임은 약 10여년 전부터 조짐을 보여왔다. 탈통신이 본격화하기 시작한 것은 주력 분야인 통신사업 성장이 정체하기 시작해서다. 특히 코로나19(COVID-19)를 기점으로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늘고 디지털 시장이 성장하면서, 통신 서비스 자체보단 통신과 결합된 플랫폼과 서비스를 통한 부가가치가 더 커졌다. GSMA는 "분석 대상 통신 사업자의 3분의 2는 지난해 수익 증가분 대부분을 비통신 사업에서 거뒀다"고 분석했다.

다른 국가에 비해 국내 사업자들의 탈통신이 더 빠른 배경엔 한국 시장 특성도 있다. 한국의 모바일 보급률은 이미 세계 1위 수준이다. 더 이상 가입자를 늘릴 수 없는 상황인데다, 2010년 중반부터는 통신비 인하 등 관련 규제도 강화됐다. 권남훈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정보통신정책학회장)는 "사업 수익성은 떨어지는데 투자압박은 이어지고 규제도 강화되다보니 비통신 사업으로 늘려야 한다는 사업자들의 움직임이 타 국가에 비해 빠를 수 밖에 없었다"며 "자회사를 많이 거느리는 한국 특유의 재벌식 기업 경영 환경도 한 몫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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