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증후군 딸, 특수학교서 성관계 강요당해"-경찰 "진술엇갈려"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2021.10.12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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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적장애를 가진 딸이 특수학교에서 동급생에게 2년 동안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9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동생이 특수학교에서 성폭행을 당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 작성자는 동생의 피해 사실을 밝히며 어머니인 A씨가 작성한 글을 공유했다.

A씨는 글에서 "지적장애 2급인 제 딸이 특수학교 내에서 같은 학년인 지적장애 3급, 자폐 2급 학생들에게 2년 동안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6월 우리 가족은 딸이 가해학생으로부터 임신테스트기를 받은 사실을 알게 되어 성폭력의 가능성을 생각하며 학교에 이 사실을 알렸다"며 "하지만 학교에서는 선생님들이 항상 아이들을 지켜보기 때문에 절대 그럴 일은 없다며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한 가능성을 무시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B양을 산부인과로 데려갔고, 검사 결과 질 입구 주름 파열과 가드넬라균 감염 진단을 받았다.



A씨는 "학교에 가기 싫다며 우는 딸아이와 집에서 시간을 보내던 중 딸은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조금씩 말하기 시작했고, 두 남학생이 화장실과 샤워실로 따라 들어와 문을 잠그고 바지를 내려 성관계를 강요했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A씨는 B양의 진술을 기록해 경찰에 전달했고, 해바라기센터의 도움으로 피해자 진술을 진행했다. A씨는 "사건이 접수돼 가해자 조사가 진행됐다"며 "가해자 조사에서 딸이 2년 동안 여러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동생이 특수학교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힌 C씨의 폭로글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동생이 특수학교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힌 C씨의 폭로글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B양의 언니라고 밝힌 C씨도 글을 올려 "제 동생은 올해 19살이고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다"며 "동생은 학교 통학의 거리 때문에 할머니 댁에서 통학을 하고 있는데, 얼마 전 할머니 댁에서 임신테스트기가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가족들이 선생에 찾아가 항의한 결과 B양에게 임신테스트기를 준 학생은 D군으로 지목됐다. C씨는 "D군은 일상사회 생활이 가능한 수준인 지적장애 3급이었으며 과거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C씨는 "학교 측에 D군의 강제전학을 요청했으나 학교 측은 합의하에 발생한 일이었다면 학교에서도 어쩔 수 없다고 답변했다"며 "학교 측 누구도 책임지려 하거나 미안해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제는 제발 가해학생들이 제대로 된 처벌을 받고 교단에는 학생들을 생각하는 진정한 선생님들이 있었으면 한다"며 "특수학교에 대한 특별법이든 CCTV(폐쇄회로화면)든 더 이상 제 동생과 같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광주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는 지난 11일 특수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 2명이 지적장애인 B양을 성폭행했다는 고소장이 접수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피해자 조사 후 피고소인 신분으로 남학생 2명을 대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양측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어 혐의를 단정지을 수 없다"며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어서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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