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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절단 사고 '오징어게임' 알리, 산재 보상 가능할까

머니투데이 세종=최우영 기자 2021.10.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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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 현실이라면?]②

오징어게임에 이주노동자 알리로 나온 아누팜 트리파티. /사진=아누팜 트리파티 인스타그램오징어게임에 이주노동자 알리로 나온 아누팜 트리파티. /사진=아누팜 트리파티 인스타그램




넷플릭스의 글로벌 히트작 '오징어 게임'에는 한국에서 불법으로 체류하면서 이주노동자로 일하다 손가락이 잘린 비운의 사나이 알리가 등장한다. 사업주에게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해 돈이 궁한 처지에 놓이자 가족을 위해 목숨을 건 게임에 참가한다는 설정이다.

과거에는 이런 사례가 비일비재했지만 요즘에는 알리처럼 불법체류 신분 때문에 산재 보상을 못 받는 경우가 거의 없다. 특히 문재인 정부 들어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등으로 노동인권 보호를 대폭 강화하면서 산업재해를 당한 근로자는 대부분의 경우 합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우선 불법체류 신분이라 하더라도 산재적용대상사업장에서 일할 경우 무조건 산재보상을 받는다. 일반 제조업은 규모와 상관 없이 모두 산재 의무적용 사업장이다. 알리처럼 공장에서 일하다 다친 경우라면 당연히 산재 보상을 받을 수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산재적용대상사업장 근로자는 내외국인, 합·불법 체류 여부와 관계 없이 모두 같은 절차에 의해 산재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농·어업 현장 중 5인 미만 사업장이거나, 법인이 아닌 형태로 운영되는 업체는 여전히 사각지대로 남아있다. 농민이 외국인근로자를 1~2명 고용해서 하는 경우 등에 해당한다.

사업주가 산재 신청을 가로막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과거에는 산재 신청을 할 경우 사업주 확인을 받도록 했는데, 여기서 산재 확인을 해주지 않아 막히는 경우가 많았다. 대신 2018년부터는 산재를 당한 근로자 본인만 산재 신청을 하면 근로복지공단에서 사업주 확인 없이도 산재처리를 할 수 있게 됐다.

사업주가 법을 무시하고 근로자에게 산재처리를 하지 말 것을 요구하면 일이 더 커진다. 이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산재 은폐 또는 은폐교사에 해당한다. 이 경우 최대 1000만원의 벌금 또는 최대 1년의 징역형에 처해진다. 산재처리가 아닌 공상처리를 하도록 강요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간혹 불법체류 외국인근로자들이 산재처리 이후 강제출국을 당할까봐 사업주에게 보상을 요청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산재사고 뿐만 아니라 각종 근로기준법 위반 사건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에 대해 고용부 관계자는 "과거에는 근로감독관들이 현장을 점검한 뒤 불법체류 사실을 알게되면 법무부에 통보하도록 돼 있었지만, 제도개선 이후엔 의무통보가 사라졌다"며 "따라서 불법체류자의 산재사건 처리를 한다 해도 곧바로 강제출국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오징어게임 속 알리와 같이 손가락이 잘리는 등의 산재를 당한 뒤 사업주에게 보상도 못받고 오징어게임에 지원하는 건 현실에서는 일어나기 어렵다"며 "드라마에서 너무나 오래된 현실을 설정에 참고한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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