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2021.4.15/뉴스1
11일 한은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12일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지난 8월 기준금리를 기존 연 0.5%에서 0.75%로 0.25%포인트 인상한 이후 첫번째 금리 결정 회의다.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2018년 11월 이후 33개월만이다.
세계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 행정부의 부채한도 협상이 진행되고 있고 미국의 정책금리가 결정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다음달 3~4일 예정돼 있다는 점도 선제적으로 금리를 결정하기에 부담을 주는 요소다. 금통위가 지난 8월 이미 기준금리를 올린 상황에서 미 FOMC의 결정을 확인하고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83으로 전년동월대비 2.5% 올랐다. 6개월 연속 2%대 상승이다. 물가상승률이 6개월 연속 2%를 넘긴 것은 2012년 6월 이후 9년3개월만이다. 또 올해 3분기 물가상승률은 2.6%로 2012년 1분기(3%) 이후 가장 높았다. 한은의 중기물가안정목표인 2%를 훌쩍 넘어서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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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8%로 예상했던 한은은 최근 전망치를 2.1%로 올려잡았다. 한은 관계자는 "하반기에 유가 등 에너지 가격 오름세가 이어진다고 가정한다면 당연히 물가 상방 압력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여기에 공공요금 인상, 가공식품 가격 상승세가 더해지고 일상 회복으로 인한 소비 활성화까지 실현된다면 물가는 더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환율도 변수다. 연초 1100원을 밑돌던 원/달러 환율은 연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며 1200원선에 육박하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8일 전일대비 4.2원 오른 1194.6원으로 마감했다.
미국이 조기 테이버링(자산매입 축소)과 금리인상 신호를 주는 상황에서 한국이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대내외 금리차이 때문에 환율이 더 크게 뛸 가능성이 있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에는 긍정적이나 수입물가가 급격히 오를 수 있다. 물가상승률이 2%를 상회하는 상황에서 이는 큰 부담이다. 매파적(통화긴축주의자) 성향을 보이는 박기영 신임 금통위원이 임명된 점도 변수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은의 입장에서 10월, 11월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선택할 수 있는 근거는 이미 채권금리가 1.25% 이상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일부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내년 3월 대선과 총재 임기 종료에 임박한 시점보다는 인상 시기를 앞당기는 것이 낫다고 판단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조종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가계부채가 핵심 관심사라고 밝힌 박기영 신임 금통위원이 가세해 10월 인상에 무게가 실린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