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가장, 49층 송도 아파트 유리창 닦다 추락사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2021.10.08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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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천 한 아파트 외부 유리창을 청소하던 20대 가장이 추락해 숨진 사고는 용역업체가 빠른 작업을 위해 안전장비를 제대로 설치하지 않아 벌어진 인재(人災)로 드러났다.

8일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달 27일 사망사고가 발생한 인천 송도국제도시 고층 아파트 유리창 청소 안전 책임자 A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간이의자의 작업용 밧줄에 구명줄을 설치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구명줄은 작업용 밧줄이 끊어지더라도 작업자가 추락하지 않도록 연결해야 하는 안전장비이다.

A씨는 "외부 유리창 청소 중 구명줄을 설치하면 걸리적거린다"며 "작업을 빨리 끝내기 위해 구명줄을 설치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63조에 따르면 노동자의 추락을 막기 위해 달비계에는 안전대와 구명줄을 설치해야 한다.

앞서 20대 일용직 근로자 B씨는 지난달 27일 오전 10시48분쯤 인천 49층짜리 고층 아파트 15층에서 유리창을 닦다가 추락해 숨졌다. 아내와 어린 자녀를 둔 B씨는 유리창 청소 7년 경력의 일용직 노동자로 당일 사고 현장에는 처음 출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인 경찰과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은 B씨의 작업용 밧줄이 48층 높이에 설치된 아파트 간판 아랫부분에 쓸리면서 끊어진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당시 B씨의 작업용 줄에 모서리 쓸림 현상을 막기 위한 천 보호대가 감겨있었지만, 보호대와 간판 위치가 맞지 않아 끊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10일 후 B씨의 최종 부검결과가 나오면 A씨와 용역업체 대표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할지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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