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스코어보드-정무위]대장동과 도이치모터스 사이에 '내일'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21.10.07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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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2021 국정감사]정무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정감사

[300스코어보드-정무위]대장동과 도이치모터스 사이에 '내일'


7일 정무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정감사 대상의원. 홍성국(민주), 박수영(국힘), 윤창현(국힘), 이용우(민주), 김희곤(국힘), 송재호(민주), 윤주경(국힘), 유의동(국힘), 민병덕(민주) 오기형(민주), 배진교(정의), 진선미(민주), 윤관석(민주), 권은희(국민), 이정문(민주), 강민국(국힘), 전재수(민주), 김한정(민주), 윤재옥(국힘), 정은보 금감원장.

7일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는 시작부터 질의 주제가 여야에 따라 뚜렷하게 갈렸다.



여당 의원들은 주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사건을 내사하던 경찰이 2013년 금감원에 내사 보고서를 전달하는 등 사전에 파악할 수 있었던 정황에도 불구하고 금감원이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했다는 비판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씨가 자금을 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반면 야당 의원들은 대장동 의혹에 화력을 집중했다. 이해하기 어려운 수익배분 구조 등을 따지며 사업자 컨소시엄 주체인 하나은행 등을 검사해야 한다고 정은보 금감원장을 압박했다.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은 대장동 사업과 유사한 의혹이 제기되는 '쌍둥이' 사업장으로 평택 현덕지구를 지목하기도 했다. 대형 개발사업에 민간은행 컨소시엄이 참여하는 형태로서 겉으로는 정상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뜯어보면 부실한 영세기업에 지분을 몰아주는 길을 열어뒀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정치적 공세도 정책질의의 큰 틀 속에서 맞물려 진행됐다. 여야 간에 고성이나 막말 등 볼썽사나운 모습도 없었다.

먼저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돋보였다. 국감 내내 차분한 정책질의를 이어온 홍 의원은 퍼펙트스톰(여러 위험 요소가 동시다발적으로 연계돼 발생하는 세계적 위기)을 경계하면서 신용대출 위험성 등을 경고했다. 인터넷 은행에 대해서는 내수산업에 그치고 있고 본질적 혁신이 아니라는 점에서 대출자판기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특히 홍 의원은 금융당국이 시장조성자로 참여한 국내외 9개 증권사를 제재한 게 과도하다고 지적했고 정 원장은 이들에게 통보한 과징금(480억원)을 재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기본대출 공약을 겨냥해 경제활동 인구에게만 공약(1000만원씩)대로 빌려줘도 약 34조원의 대위변제 예산이 든다고 역설했다. 대부업 연체율 등을 적용한 결과다. 같은 당 윤창현 의원은 대장동 의혹을 공격하면서 논란이 된 특정금전신탁의 관리 문제까지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금융인 출신인 이용우 민주당 의원은 이날까지 국감장에서 사흘 연속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의 자사주 교환 문제를 자세하게 짚으면서 제재를 받아야 하는 '공동보유'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것을 명확하게 하지 않는다면 자본시장의 근간을 흔들 수 있기 때문에 다시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밖에 송재호 민주당 의원은 만에 하나 당할지 모르는 EMP(전자기펄스) 폭탄에 대비해 금융정보를 지킬 방안을 주문해 시선을 모았다. 급속한 디지털 금융 전환 시대를 맞아 새로운 상품과 사업영역에 대비한 국가적 대응 체계를 서둘러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오기현 민주당 의원은 가상자산은행, 진선미 민주당 의원은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의 사각지대 문제를 질의해 정 원장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한편 이날 취임 후 첫 국감을 치른 정 원장은 정치적 의도가 담긴 여야 의원들의 날 선 질의에도 비교적 매끄럽게 대응했다. 정통 경제관료 출신답게 노련하면서도 신중한 답변으로 당혹스러운 상황을 모면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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