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 공매도 쏟아졌다…코스피 급락 1주일간 벌어진 일

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2021.10.06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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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포인트]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지난 3월 이후 처음으로 코스피 3000선이 무너진 가운데 최근 한 주간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인버스 ETF 투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달 28일 1.14% 하락한 이후 이달 1일(-1.62%), 5일(-1.89%)을 거치면서 결국 3000선이 붕괴됐다. 최근 5거래일 중 4거래일 동안 1% 이상 하락했고 3130선에서 출발했던 코스피는 어느새 3000선 아래로 밀렸다. 이 기간 하락률은 5.5%에 달한다.



지난 한주 동안 기관투자자들은 대규모 자금을 지수 하락에 투자했다. 기관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 (2,255원 ▲90 +4.16%) 상품을 2191억원 순매수했는데 이는 이 기간 순매수 금액 1위에 해당한다. SK이노베이션 (103,800원 ▼2,400 -2.26%)(1219억원), 크래프톤 (254,000원 ▼6,000 -2.31%)(1183억원) 등을 모두 제쳤다.

이른바 '곱버스'로 불리는 이 ETF는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삼성자산운용의 대표적인 인버스 상품이다. 코스피200 지수가 1% 오르면 2% 손실이 나고, 1% 떨어지면 2% 오르는 방식이다.



기관은 이와 함께 KODEX 인버스 (4,365원 ▲90 +2.11%)도 495억원 순매수했다. 인버스 상품은 지수가 떨어질수록 수익이 나는 만큼 둘을 더하면 코스피 하락에 2700억원 가까이 베팅한 셈이다.

반면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들은 정반대로 움직였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 (2,255원 ▲90 +4.16%) 상품은 1865억원 순매도했고 대신 KODEX 레버리지 (17,775원 ▼720 -3.89%) 상품을 2343억원 순매수했다.

결국 향후 증시 향방에 따라서 이들의 수익률도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 2990선까지 올랐다가 오전 10시23분쯤 하락 전환, 2920선까지 밀렸다.


한편 코스피 하락이 지속되면서 공매도 자금도 크게 늘었다. 특히 5일에는 전체 공매도 자금이 6970억원에 달했는데 이는 공매도 재개 시점인 5월 이후 가장 많은 금액이다.

이중 외국인이 5269억원(75.6%)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기관(22.8%), 개인(1.6%)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달 평균(3440억원)보다 50% 이상 많은 공매도를 쏟아냈다. 기관 역시 최근 한 주 동안 매일 1200억원이 넘는 공매도를 기록하는 등 규모를 키웠다.

최근 국내 증시는 미국 부채한도 협상, 미·중 무역분쟁, 중국 헝다 이슈 등 여러 불확실성에 따라 급락하는 추세였다. 증권가에서는 앞으로도 글로벌 공급망이 안정화될 때까지 극적인 반전은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상황에서 기술적 반등은 가능하지만 추세 반전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3분기 실적 시즌은 단기적으로 코스피 매력을 높일 수 있지만 내년 실적 불안이 상단을 제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코스피가 3000선 밑으로 빠진 만큼 추가적인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미국 부채한도 협상 역시 데드라인인 이달 18일 전후로 진정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NH투자증권은 이날 코스피 단기 저점으로 2940선, 연말까지는 2800 초반을 제시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경기사이클이 인플레이션이 예상되는 우상향 국면이라면 코스피는 이들 지표보다는 높은 레벨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며 "연말까지 코스피가 3000~3300선 사이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를 하회하는 구간에서는 분할매수 대응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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