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 임재현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이 3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디지털세 국제논의 최근동향' 배경브리핑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2020.1.31/뉴스1
OECD와 G20은 다국적기업들이 국가간 세법 차이나 조세조약의 허점을 활용하여 조세를 회피하고, 조세피난처 또는 세율이 낮은 국가에 소득을 유보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2012년경부터 BEPS(Base Erosion and Profit Shifting, 세원잠식과 소득이전) 프로젝트를 통하여 국제적인 대응 체계를 준비해 왔다.
특히, BEPS 프로젝트 Action Plan 1은 '디지털 경제에서의 조세 문제 해결(Addressing the Tax Challenges of the Digital Economy)'을 주제로, 디지털 경제의 팽창으로 인한 다국적기업의 직접세 및 간접세 회피 문제를 지적하면서 잠재적인 해결방안을 제안하였고, 2015년 10월 발간된 Action Plan 1 최종보고서에서는 시장 소재국에 고정사업장을 두지 않고 매출을 발생시키는 디지털 거래에 대해 간접세(부가가치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그리하여 현재 139개 국가가 참여 중인 BEPS 프로젝트의 포괄적 이행체계(Inclusive Framework)는 다국적기업의 디지털 거래에 직접 법인세를 부과하는 방안에 대한 연구에 집중하였고, 2019년경 그 연구 계획(programme of work)을 발표하였다. 해당 연구 계획은 기존의 디지털 거래에 대한 법인세 과세방안 연구o분석을 전제로, 국가간 과세권 배분을 다루는 Pillar 1과 국외 소득에 최저한세를 적용하여 과세하는 Pillar 2를 통해 디지털세에 대한 새로운 접근방법을 제안하였다. 이후 2020년에는 Pillar 1과 Pillar 2 각각에 대한 계획(blueprint) 및 경제적 효과 평가(economic impact assessment)보고서가 발표되었고, 추가로 수 차례 공공 협의를 거쳐 2021년 7월 마침내 BEPS 프로젝트의 포괄적 이행체계는 위 2-Pillar 접근방법에 최종 합의하였다.
디지털세의 2-Pillar 접근방법에서 각 Pillar의 대략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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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llar 1(국가별 매출비중을 고려한 시장 소재국의 과세권 인정)
연결매출액 200억 유로 및 이익률 10% 이상 기준을 충족하는 다국적기업(특정 산업 제외)이 특정 관할권 내 매출액이 100만 유로 이상일 경우(국가의 GDP가 400억 유로 이하인 국가는 25만 유로 이상일 경우) 과세연계점(nexus) 형성을 인정, 글로벌 이익 중 통상이익률 10%를 넘는 초과이익에 배분율(시장기여분) 20%~30%을 적용하여 시장 소재국에 과세권 배분.
△Pillar 2(최저세율 미만의 해외 자회사 소득에 대한 본사 소재국 과세권 인정)
연결매출액 7.5억 유로 이상인 다국적기업(소득산입 규칙의 경우 각국은 7.5억 유로 미만인 다국적기업에 적용 가능, 특정 유형 또는 산업 제외)의 해외 자회사 소득에 대한 실효세율이 최저한세율(약 15%)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미달 부분에 대해 본사 소재국의 과세권 인정 .
이러한 2-Pillar 접근방법은 디지털 경제 분야에 대해 최초로 적용하는 법인세 체계이므로, '과세연계점'과 같은 생소한 용어가 많이 등장하고, 그 내용이나 적용방법 또한 이해하기가 쉽지 않아 실제 적용에 있어 다소간 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디지털세는 2021년 10월로 예정된 G20 정상회의에서의 최종 합의 시점에 최저한세율 등 세부적인 사항을 결정하고, 이후 2022년에 다자간 협정 체결 및 각국 법제화 등의 과정을 거쳐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이행될 예정이므로, 실제 적용까지는 아직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 경제의 상당 부분이 소수의 대규모 다국적기업의 수출에 의존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국내 다국적기업을 지원하고 그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정부 차원의 노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디지털세가 실제 적용될 것에 대비하여 국내 다국적기업들 역시 스스로 선제적인 대응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최근 급변하는 국제조세제도의 동향에 비추어 준비는 빠를수록 좋다.
정종화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