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지난 9월 경기도 평택시 LG디지털파크 내 LG전자 HE연구소를 방문해 OLED 대세화 추진 현황을 살피고 있다. /사진제공=LG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고객 가치 경영에 중점을 둔 변화를 강조하고 나섰다. 구 회장은 지난 9월30일 30여명의 최고경영진과 비대면 화상회의로 진행한 '사장단 워크숍'에서 내년 이후 질적 성장을 위한 경영전략을 논의하며 이렇게 말했다.
구 회장은 코로나 이후 기업들의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고객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 불편함을 느끼는 지점) 개선에 초점을 맞춰 고객 가치를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룹에서 이런 문화를 체질화하고 빠르게 실행하기 위해 CEO(최고경영자)가 더 적극적인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사업 목표에는 고객 가치 측면의 의미와 목적성이 같이 담겨야 하고 목표 자체가 목적이 돼선 안 된다"며 "어떤 고객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목적 수립이 먼저 전제돼야 하고 그래야 필요한 역량도 정확히 정의하고 자원 투입 계획 또한 실효성 있게 마련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매출과 시장점유율 등의 외형적 성과들은 이런 노력 뒤에 후행적으로 따라오는 결과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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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회장은 올 들어 고객 접점과 미래 준비에 중점을 두고 현장 경영 행보를 이어왔다. 지난 4월 LG전자 서초 디자인경영센터, 8월 LG유플러스 본사를 방문해 고객 접점 구성원들과 소통하고 격려했다. 미래 준비 현장으로는 6월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에 이어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찾아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 사업 추진 현황을, 9월에는 LG전자 평택 디지털 파크를 방문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올레드) TV 대세화 현황을 살폈다.
LG그룹 계열사에서는 LG전자와 LG유플러스가 기존 고객센터 중심의 고객 페인 포인트 수집 채널을 온라인, SNS, 고객 커뮤니티 등으로 확대하면서 체계적인 고객 가치 실천 프로세스를 정비해 나가고 있다. B2B(기업간 거래) 영역에서 LG화학과 LG디스플레이는 CEO가 직접 고객의 페인 포인트를 청취하는 활동을 지속하는 등 각 사업 특성에 맞는 고객 가치 혁신을 위한 개선 활동을 전개 중이다.
사장단 워크숍에서는 내년 이후 코로나 특수가 약화되는 가운데 지역별, 제품별 시장 예측력을 높이고 SCM(공급망 관리)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는 논의도 이뤄졌다. 중장기적으로는 세계 경제가 저성장 기조에 진입하고 기업들은 비용 구조 악화로 생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있는 만큼 경영 전반의 혁신 역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데도 경영진은 의견을 모았다.
경영진은 이를 위해 인공지능, 데이터에 기반한 디지털 전환 속도를 높이고 디지털 신기술 분야에서 사업 기회를 적극 탐색, 친환경 핵심재료와 공정기술 확보 같은 탈탄소 역량을 강화하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