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정한결 기자.
지난달 30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의 한 호텔에서 김포공항으로 비행기 착륙을 시도했다. 기종은 737MAX. 고도 3000피트에서 강하를 서서히 시작해 김포공항 주위를 빙글빙글 돌며 활주로로 향했다.
계기판에 위치한 '비행기 바퀴' 레버를 당기고 속도를 낮추는 레버도 올렸다. 착륙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췄지만 활주로를 눈앞에 두고 비행기가 기울어졌다. 조종이 미숙해 핸들이 튄 가운데 고도를 너무 빠르게 낮추면서다. 결국 기자가 조종한 항공기는 기울어진채 활주로에 곤두박질쳤다. '쿵' 소리와 함께 날개에 불이 붙었다.
실제 조종실 모든 기능 재현…악천후·엔진 고장 등 외부 변수도
'비주얼 모션' 착시 효과와 엔진 소리와 주변 소음 등을 구현해 조종석에 앉으면 정말 비행기를 띄우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현실의 날씨를 반영해 비바람과 구름 등의 변수를 만들거나 엔진 고장 같은 악재를 설정할 수 있다. 김포공항 뿐만이 아니라 전세계 다른 공항으로의 비행도 가능하다. 분위기를 내기 원한다면 기장 유니폼도 입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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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차례의 이륙과 고도 1만피트까지의 운행을 마친 뒤 다시 착륙을 도전했다. 이번에는 날개부터 부딪혀 불이 나는 불상사는 막았지만 여전히 균형이 흔들렸다. 활주로 이탈 직전 다행히 숙련된 파일럿의 도움을 통해 방향을 바로잡고 날개를 세우는 레버를 올려 속도를 제어할 수 있었다. 실제 비행기 착륙시 엔진에서 나는 소리가 들리면서 약 40분간의 조종사 체험을 마쳤다.
코로나19로 출혈경쟁 돌입한 LCC…제주항공은 왜 체험 마케팅 나섰나
/사진=정한결 기자.
가격은 2인 기준 한 타임에 4만8000원(할인가)으로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선뜻 손이 가기 어려운 수준이지만 경쟁업체의 15만원~20만원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그덕인지 수요는 충분해 지난 4일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모든 주말 예약이 가득찼다. 그래봐야 한 달 매출이 최대 270만원으로, 현장에서는 인건비나 고정비 등을 생각하면 "남는 것이 없다"고 말한다.
특히나 제주항공을 비롯한 저가항공사(LCC)는 현재 출혈경쟁에 돌입한 상황이다. 코로나 여파로 국제선 수요가 90% 급감하자 국내 LCC 9개사가 남은 국내선 수요를 붙잡기 위해 안감힘을 쓰고 있다. LCC들은 제주 이외 타 지역도 증편에 나서면서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결국 제주항공을 비롯한 대부분은 자본잠식에 빠졌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와 관련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위한 투자"라면서 "사실 예전처럼 항공업계가 잘됐으면 손을 대지 않았을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 시대에도 여행을 잊지않도록 다양한 체험마케팅을 통해 이용자와 직접 소통하며 친밀도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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