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콩고기' 곧 나온다…美 투자 늘리고 SPC삼립과 맞손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2021.10.0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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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사진=캡쳐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사진=캡쳐


SK그룹의 단백질 대체식품 시장 진출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국내 식품업체 SPC삼립과 국내 사업화를 위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했고, 미국 대체식품업체 퍼펙트데이에 추가투자, 투자 총액 1000억원을 넘겼다. 대체식품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다.

SK(주)는 1일 미 퍼펙트데이에 650억원(5500만달러)을 추가 투자하고, 국내 대체식품 시장 진출을 위해 SPC삼립과 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SK(주)는 대체식품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대체식품은 말 그대로 단백질 등을 합성해 고기나 유제품 등과 유사한 대체식품을 만드는 기술이다. 고기는 고기이되 동물을 사육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이나 환경오염을 막을 수 있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의 일환으로 각광받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커니에 따르면 전세계 육류 시장에서 대체육의 비중은 2025년 10%(약 143조원 시장)에서 2035년 45%까지 높아져 약 850조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특히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본인의 SNS(사회적관계망서비스) 인스타그램을 통해 미국 현지 대체식품을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SK(주)는 지난해 퍼펙트데이에 약 540억원을 투자했다. 이번에 650억원을 추가 투자하고 퍼펙트데이 이사회 의석도 확보하는 등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해가고 있다. SK(주)는 이미 미국과 중국 대체식품 기업에 대략 40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퍼펙트데이는 SK㈜ 투자를 비롯해 호라이즌(Horizon), 테마섹(Temasek), 캐나다연금 투자위원회(CPP Investments)와 디즈니 회장이자 이사회 의장 밥 아이거(Bob Iger) 등 글로벌 주요 투자자를 통해 총 3억5000만달러(약 4200억원)를 유치했다.


퍼펙트데이는 2019년 세계 최초로 소 단백질 유전자로 발효 유(乳)단백질 생산에 성공했다. 상업화 성공으로 1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글로벌 선도 발효 단백질 유니콘 기업이다.

'발효 유단백질'은 동물에서 추출한 단백질 생성 유전자에 미생물을 결합해 발효하고 증식시켜 만든 단백질이다. 아이스크림, 치즈, 빵, 단백질보충제 등 다양한 제품의 원료로 활용된다.

퍼펙트데이는 2020년 '브레이브 로봇(Brave Robot)'이라는 자체 아이스크림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론칭했다. 친환경성·기술력·영양·맛 등에서 호평을 받으며 현재 미국 5000개 이상 마트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또 모던 키친(Modern Kitchen)이라는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고 크림치즈를 비롯한 다양한 식재료로 제품 라인을 확대할 계획이다. 미국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그레이터스(Graeter's)와 닉스(N!ck's)를 시작으로 주요 F&B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SK㈜는 국내 대체식품 사업 진출을 위해 SPC삼립과 대체식품 사업 투자 기회를 다각도로 모색하는 MOU를 체결했다.

MOU에 따라 SK㈜는 글로벌 선도 대체식품 기업 투자 기회 모색 및 국내로의 기술 도입을 주도하고, SPC삼립은 식품 생산, 유통, R&D 인프라를 바탕으로 사업성 및 SK㈜와의 공동투자도 진행할 예정이다.

양사는 첫 협력 사례로 SK㈜가 투자한 퍼펙트데이와 영국의 대체육 기업인 미트리스팜(Meatless Farm)의 기술력을 도입해 한국 시장에 맞춤화된 대체식품 사업을 검토 중이다.

SK㈜는 올해 대체 단백질 분야 또 다른 유니콘 기업인 미국 네이처스 파인드(Nature's Fynd)에도 약 290억원을 투자한 바 있으며, 지난 7월 중국의 선도 F&B 기업인 조이비오 그룹(Joyvio Group)과 100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했다.

김무환 SK㈜ 그린투자 센터장은 "SK㈜만의 강점인 글로벌 투자 역량과 다양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글로벌 사업기회 확대는 물론 ESG 대체식품 투자자로서 글로벌 입지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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