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매제 서울로 이송해"…119구급차 멋대로 쓴 소방서장

머니투데이 임현정 기자 2021.09.29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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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전북 전주 덕진소방서장이 자신의 매제를 서울의 병원으로 옮기기 위해 119구급차를 사적으로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8일 전북소방본부는 "자신의 매제를 구급차로 서울까지 이송하도록 지시한 윤병헌 전주 덕진소방서장과, 지시에 따른 금암119 센터장 등 관련자 5명에 대해 감찰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20일 윤병헌 서장은 부하직원에게 119구급차로 익산 소재의 병원에 입원 중인 자신의 매제 A씨를 서울의 한 병원으로 이송하라고 지시했다.



A씨는 지난 달 17일 오전 6시57분쯤 심정지로 익산의 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서장은 "과거 치료를 받았던 서울의 병원에서 다시 치료를 받고 싶다"는 A씨의 부탁을 받고 이송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서장의 지시에 따라 금암119센터 대원들은 119구급차로 A씨를 서울의 한 병원으로 이송했다.


환자 관외 지역 이송은 의사 소견 등 종합적인 사안을 판단해 이뤄진다. 하지만 이 경우는 병원 측으로부터 이송 요청서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뒤늦게 제보를 받은 전북소방본부는 윤 서장에 대한 감찰에 착수했다. 윤 서장의 지시를 받고 A씨를 관외 병원으로 이송시킨 금암119센터장은 전보조치 됐다.

전북소방본부 관계자는 "당시 이송했던 차량은 선발구급차량이 아닌 후발구급차량(선발구급차량 비상상황 발생 시 움직이는 차량)으로 이송해 도내 응급 공백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윤 서장에 대한 감찰 조사 진행 중이라 구체적인 사실 관계를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윤 서장의 지시로 이송을 한 사실이 있는 것으로 파악돼 감찰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윤병헌 서장은 직원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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