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 내고 대박 투자도…'B2B SaaS' 금맥 캐는 스타트업

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2021.10.06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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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자 내고 대박 투자도…'B2B SaaS' 금맥 캐는 스타트업


코로나19(COVID-19)로 기업들의 원격근무가 활성화하고 IT를 통한 업무 자동화로 효율성을 높이려는 곳들이 늘면서 B2B SaaS(기업용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SaaS는 클라우드를 통해 제공되는 소프트웨어다. 과거에는 설치를 위한 물리적인 하드웨어가 필요했지만 SaaS는 인터넷만 접속되면 구글 문서도구(Google Docs)처럼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다. 기업으로선 인프라 투자가 필요 없어 비용절감이 가능하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시너지 리서치 그룹(에 따르면 글로벌 B2B SaaS 시장은 최근 10년간 연평균 성장률 39%를 기록해 지난해 1000억달러(약 119조원)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됐다. 2025년 525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북미 시장에서는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의 80%가 B2B SaaS 기업일 정도로 유망 산업이지만 경쟁 자체는 '레드오션' 상태다. 국내의 경우 B2B SaaS 시장이 이제 태동기에 들어서고 있어 아직 '블루오션'이라는 게 투자업계의 분석이다.



흑자 전환한 B2B SaaS 스타트업들, 제2의 센드버드는
/그래픽=김현정디자이너/그래픽=김현정디자이너
6일 벤처·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기업용 채팅 API 솔루션을 제공하는 센드버드가 지난 4월 국내 첫 B2B SaaS 유니콘에 등극한 이후 '제2의 센드버드'를 노리는 스타트업들의 쟁탈전이 치열하다.

특히 B2B SaaS 사업모델로 흑자를 내는 스타트업들이 속속 출현해 주목된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투자금을 소진하면서 적자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통합 인력관리(HR) 솔루션 스타트업 '시프티'는 2019년 4600만원의 당기순손실에서 지난해 3억원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2018년 유치한 프리A 투자금을 사용하지 않고 서비스 수익으로만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프티 관계자는 "재택근무의 보편화, 유연·원격근무 활성화 등 기업의 근무형태가 다양해지면서 인력관리의 중요성이 커졌다. 주 52시간 근무제의 본격적인 확대 시행도 인력관리 솔루션 도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기업용 세무·회계 플랫폼을 운영하는 '자비스앤빌런즈'는 2019년 5억원에 가까운 적자에서 지난해 3400만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흑자 전환했다. B2C 모델인 종합소득세 신고 플랫폼 '삼쩜삼'도 흥행하고 있어 올해 더욱 높은 수익이 예상된다.

클라우드 모니터링 서비스를 운영하는 '와탭랩스'도 2019년 10억원의 적자에서 지난해 3억50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 6월에는 기존 투자사인 KB인베스트먼트, 알토스벤처스를 비롯해 신규 투자사 4곳 포함 120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도 유치했다.

주요 고객사는 롯데홈쇼핑, 나이키코리아, CJ E&M 등 대기업부터 와디즈, 밸런스히어로, 티켓몬스터 같은 스타트업까지 다양하다. 와탭랩스 관계자는 "IT 인프라를 클라우드로 구축하는 기업이 늘고 있어 모니터링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대규모 투자유치 성공한 스타트업들, '블루오션' 뚫는다

/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아직 흑자로 전환하지는 못했지만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으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는 B2B SaaS 스타트업들도 있다.

인공지능(AI) 통합상담 솔루션을 운영하는 '더화이트커뮤니케이션'은 2019년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A에 이어 지난 6월 27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해 누적 400억원을 확보했다. 고객서비스(CS) 강화에 나선 KT와는 지난달 업무협약을 맺었다.

위조상품 AI 모니터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크비전'은 미국 실리콘밸리의 액셀러레이터(AC) 와이콤비네이터(YC)를 비롯해 소프트뱅크벤처스 등 쟁쟁한 곳들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달 60억원 규모로 시드 라운드 투자유치를 마무리했다.

박민지 500글로벌코리아 투자심사역은 "SaaS는 고객들을 붙잡는 락인(Lock-in) 효과는 물론, 어떤 나라에도 적용 가능하고 니치마켓(틈새시장)만 잡아도 고속성장이 가능한 분야"라며 "한국은 SaaS의 블루오션"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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