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 카드 없는 손님 포인트 내 걸로 적립하면 안되나요?" 알바의 착각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2021.09.26 05:30
글자크기

[이재은의 '똑소리'] 포인트 부정적립,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대부분…각사별로 월별 10건 내외 발생

/사진=이미지투데이/사진=이미지투데이


"포인트 카드 없는 손님 포인트 내 걸로 적립하면 안되나요?" 알바의 착각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A씨는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일을 하는 동안 포인트 카드가 없는 고객의 포인트를 자신의 명의로 적립해 왔다. A씨는 이 방법으로 일주일간 약 1만원 상당의 포인트를 모았다. 하지만 곧 A씨의 포인트 수집도 끝났다. A씨 명의의 포인트가 갑자기 불어난 것에 의문을 가진 본사가 해당 편의점 점주에게 이 사실을 알리면서다.



이 같은 내용의 A씨 사례는 2018년 A씨가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며 화제가 됐다. A씨는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면서 "포인트 적립한 게 왜 문제가 되는 행동이냐"는 말을 덧붙였는데, 당시 누리꾼들 사이에선 "이렇게나 해맑은 사람이 있을 수가 없다"며 "주작된 이야기일 것"이란 의견이 대세였다.

/사진제공=온라인커뮤니티/사진제공=온라인커뮤니티
하지만 편의점 업계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A씨의 '포인트 부정적립'은 주작된 이야기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일부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꽤나 흔한 일이기 때문이다.



각 편의점 업체들은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포인트가 적립되는 멤버십 카드 서비스를 운용하고 있다. 예컨대 GS리테일의 GS&포인트는 이용금액의 0.1%를, BGF리테일의 CU멤버십은 이용금액의 1%를 적립해준다.

100만원을 결제하더라도 포인트가 1000원~1만원에 불과한 금액만 적립되기 때문에 큰 생각없이 부정적립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실제 각 편의점사 별로 매월 10명 내외의 부정 적립자가 적발되고 있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대부분 점포 아르바이트가 과다 적립자로, 이는 월단위로 봤을 때는 전체 점포 중 1% 미만 수준"이라고 말했다.

각 편의점사가 운영하는 포인트 카드의 적립률은 포인트 미적립자의 비율까지 고려하여 결정된 것이기에, 부정적립자가 늘어날 경우 이는 그대로 본사의 손해가 된다. 또 부정 적립된 영수증 등을 보고 각 점주에 불만을 갖고 찾아오는 손님들이 있어 점주들의 부담이 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각 편의점들은 '부정적립 모니터링'을 촘촘하게 하고 있다.


편의점들에 따르면 각사는 '부정적립 가이드라인'을 운용하고 있다. 각사별로 일일 멤버십 적립 횟수인 3~10회 등을 정해두고 있는데, 이를 넘기면 과다 적립자에 대한 시스템 알람이 영업담당자들에게 전달된다. 알람이 전해지면 각 점포에서 영업담당자가 경영주와 사실확인 과정을 거쳐 부정적립을 확인한다. 주로 적립 주기와 결제수단, 금액 등을 종합해 부정적립을 판단한다.

대부분의 경우 아르바이트생들이 부정적립을 하는데, 이들은 이게 큰 문제가 될지 모르고 부정적립을 한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재발방지 약속'을 받고 끝내곤 한다.

만일 '재발방지 약속'을 한 뒤에도 또 다시 부정적립을 할 경우 문제가 심각해진다. 법률상 '배임'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사무에 위배되는 행위를 해 재산상 이익을 취득할 때 적용된다. 특히 업무상 임무를 위반해 배임행위를 행하면 '업무상 배임죄'가 돼 가중처벌 받는데, 편의점에서 근무를 하면서 '부정적립'을 할 경우 이에 해당한다. 이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을 수 있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주로 구두로 경고를 주면, 그 다음부터는 하지 않는 이들이 대부분이다"라며 "부정적립은 생각보다 큰 법률상 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본사의 모니터링에 따라 반드시 적발되게 돼있으므로 하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