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료 인상' 추진 KBS, 직원 1명이 1233만원 연차수당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2021.09.24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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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자료=감사원자료=감사원


한국방송공사(KBS)가 방송광고 수입이 급감하는 상황에서도 연차휴가보상수당(연차수당)을 과도하게 지급해 직원 1명이 1년에 1200만원 넘는 연차수당을 받은 사례도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에선 점수 입력 오류로 참가자 3명이 잘못 선발되는 사건도 벌어진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24일 감사원은 지난해 12월 KBS에 대한 실지(현장) 감사를 진행한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KBS는 휴가를 사용하지 못한 일수만큼 지급하는 연차수당 기본금액을 '기본급의 180%'로 적용해 왔다. 반면 공공기관의 87.1%는 기획재정부 지침에 따라 연차수당 기준을 통상임금으로 적용해 왔다. 그 결과 KBS에선 수당 64만9200원이 19일치 쌓이면서 2018년 고위급 직원 1명이 연간 1233만4800원의 연차수당을 받았다.

1직급의 1일분 연차수당은 평균 49만1018원으로 감사원이 계산한 적정 연차수당에 비해 90.7% 많았다. 하위직급인 7직급은 적정 연차수당 대비 36.5% 많은 연차수당을 받았다.



적정 연차는 통상임금을 적용하고 월 소정근로시간(근로자와 사용자가 정한 근로시간)을 주5일제에 맞춰 226시간으로 상향 조정해 계산했다.

두해 연속으로 영업적자를 낸 KBS가 적극적인 인건비 절감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KBS의 예산집행 총액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36.3%로 지상파 방송3사 중 가장 높았다. MBC와 SBS는 각각 20.2%, 19.0%다.

KBS 적자 규모는 2018년 585억원에서 2019년 759억원으로 늘었다. 향후 5년간 경영실적도 대규모 적자가 예상됐다. KSB가 2017년 10월 28일부터 2018년 2월 10일까지 방영한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 더 유닛'은 사전 온라인 투표 대행업체의 원본 자료와 KBS가 입력한 수치가 일부 달라 최종회 남성 참가자 18명 중 5명, 여성 참가자 18명 중 13명의 점수가 실제와 달랐다.


그 결과 남성 참가자 2명, 여성 참가자 1명은 순위가 뒤떨어졌음에도 최종 선발됐다.KBS는 "KBS 총파업 등으로 인해 10명의 내부 프로듀서 중 3명만 참여하게 되는 등 업무 부담이 가중되던 상황에서 발생한 단순 실수에 의한 것"이라며 "특정 참가자에게 선발되기 유리하도록 하는 등의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했다.

감사원은 KBS 사장에게 통상임금 수준에 맞춘 연차수당 연차수당 기준금액 산정 등 개선 방안을 마련토록 통보했다. 시청자 투표 결과 등을 잘못 반영하여 최종 선발인원이 뒤바뀌는 일이 없도록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라며 관련자에게 주의도 촉구토록 요구했다.

앞서 KBS는 지난 6월 방송광고수입 악화를 이유로 이사회에서 기존 2500원이었던 수신료를 52% 증액한 3800원으로 올리는 안을 통과시켰다. 방송통신위원회는 KBS 수신료 52% 인상안을 오는 10월 심의·의결해 국회에 제출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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