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치기·뽑기·줄다리기 북미·중동서 통했다…오징어게임, 히트 비결은

머니투데이 이창명 기자 2021.09.2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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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전세계 사로잡은 오징어게임①
넷플릭스 "훌륭한 이야기는 국가와 언어를 넘어서 통한다는 점, 오징어 게임이 보여줬다" 평가

편집자주 '오징어게임'이 한국 드라마 최초로 미국 넷플릭스 '오늘의 톱10' 1위를 차지했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전통적인 한류 시장 외에 카타르, 오만, 에콰도르, 볼리비아에서도 '오징어게임'은 넷플릭스 시장을 석권했다. 해외 시청자들은 '오징어게임'의 빠른 전개, 미술, 음악 등을 높게 평가한다. 물론 어디선가 본 듯한 장면이라는 상반된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수치상으로는 한국드라마의 역대급 흥행기록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오징어게임'이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유를 분석해본다.

구슬치기·뽑기·줄다리기 북미·중동서 통했다…오징어게임, 히트 비결은


국내에서 제작한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업체(OTT) 넷플릭스가 서비스하는 23개국에서 지난 22일(현지시간) 1위를 차지했다.

아시아 시장은 물론 단일국가 최대 시장 규모를 자랑하는 미국에서 사상 처음 한국 드라마가 1위에 오른 것. 여기에 물론 중남미와 아프리카 시청자들의 안방까지 사로잡았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유럽권에선 대부분 2위에 올라 있다. 한국 드라마가 전 세계로 뻗어가고 있다. 한국 영화와 K팝에 이은 쾌거다.



해외 매체들의 찬사도 이어졌다. 미국 포브스는 "가장 기이하고 매혹적인 넷플릭스 작품 중 하나"라며 "특히 6번째 에피소드는 올해 본 TV 프로그램 에피소드 중 최고"라고 평가했다. 프랑스의 RTL도 "K드라마의 고전적인 표현에서 벗어난 서스펜스를 제공한다"면서 "당신의 신경을 자극할 훌륭한 시리즈"라고 추켜세웠다. 스페인 매체 시네마 가비아 역시 "최근 센세이션을 일으킨 한국 시리즈"라며 "한국 사회와 자본주의의 어두운 부분을 스릴러 장르로 파헤친다"며 극찬했다.

미국 로스엔젤레스에 거주하는 양모씨(39)는 "복잡한 이야기 없이 마지막 1명이 살아남을 때까지 쉬지 않고 직진하는 스토리가 매력적"이라며 "한국인이 아니더라도 이런 내용은 누구나 흥미로워할 것 같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훌륭한 이야기는 장르와 언어에 관계 없이 통한다는 점 보여줘"
넷플릭스는 오징어게임이 '역대급 신드롬'이라고 자체 평가했다. 세계적 축구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공격수 제시 린가드는 자신이 오징어 게임을 시청하는 모습을 인스타그램에 실시간 공유하면서 국내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일반 시청자들도 오징어게임에 나오는 '달고나' 만들기에 도전하는 등 드라마 열풍은 TV 바깥으로 이어진다.

넷플릭스는 오징어게임의 인기를 예상했다는 반응이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오징어게임은 훌륭한 이야기는 장르와 언어에 관계 없이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는 넷플릭스의 철학을 그대로 보여줬다"며 "오징어게임은 한국의 훌륭한 이야기를 국가와 언어, 문화를 초월한 엔터테인먼트 팬들에게 전달한 작품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해외 드라마 리뷰어인 케일렙 젠센스는 "드라마의 줄거리는 단순하지만 어릴 적 즐긴 게임의 순수함과 게임의 결과인 죽음이 대조를 이뤄 흥미롭다"며 "또 모든 캐릭터들이 줄거리에서 유용하게 사용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돈이 인간을 어떻게 통제하고 있는지 잘 보여준다"면서 "우리에 대해 되돌아볼 수 있게 해준다"고 평가했다.


드라마 구성과 설정에 대한 호평도 있었다. 드라마 전문 리뷰 유튜버인 글렌 쏘츠는 "익숙한 드라마나 영화와 달리 어린이 게임에나 사용될 색채를 사용해 스릴러의 긴장감을 더한다"면서 "또 음악과 음향, 배우들의 연기도 매우 훌륭했다"고 밝혔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오징어게임 같은 서바이벌 장르는 오히려 우리나라보다 해외에서더 익숙한 점이 인기로 이어졌다고 본다"면서 "하지만 서바이벌 장르가 보통 자극적인 재미에만 초점을 맞춘 반면 오징어게임은 현실사회를 은유하고, 사회구조를 고발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 좋은 작품이라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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