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여성 판사, 해고도 서러운데..."보복위협에 도피생활"

머니투데이 김인옥 기자 2021.09.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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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 시간) 탈레반이 지켜보는 가운데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이 전 여성부 앞에서 여성 권리 신장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사진제공=AFP/뉴스119일(현지 시간) 탈레반이 지켜보는 가운데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이 전 여성부 앞에서 여성 권리 신장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사진제공=AFP/뉴스1


아프가니스탄의 전직 여성 판사들이 탈레반 정권에서 해고된 것은 물론이고 풀려난 죄수들의 보복 표적이 될까 두려워하고 있다.

20일(현지 시간) CNN에 따르면 탈레반은 250명의 여성 판사들을 해고했다. 이런 가운데 수천여 명의 범죄자를 석방했다. 출소한 아프간 범죄자 중엔 강간, 가정폭력 등 여성 대상 범죄를 저지른 이들도 있다. 이들이 자신의 사건을 맡았던 여성 판사에게 앙심을 품고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직 여성 판사 나빌라는 "탈레반 같은 극단주의자들뿐만 아니라 죄수들의 보복도 두렵다며 "탈레반이 카불에 도착하고 하루 이틀 후 개인 전화번호로 보복 및 살해 협박을 받았다"고 밝혔다. 나빌라는 곧 개인 전화번호를 삭제했지만 추적을 피해 가족과 함께 거처를 옮기며 떠돌아다닐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성판사 비비도 세 아이들과 도피 생활을 하고 있다. 비비가 미처 정리하지 못하고 나와야 했던 사무실에는 그의 주소, 핸드폰 번호 등 개인 정보들이 남아있어 추적 당하기도 쉽다.

그는 "평범한 사람처럼 살 수가 없다"며 "아이들이 엄마가 살해당하는 모습을 목격하게 될까 봐 무섭다"고 토로했다.



세계여성법관회의(IAWJ)의 버네사 루이즈 판사는 소수의 여성 판사만이 아프간을 탈출했고 대부분은 탈출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진척이 느리다고 밝혔다.

세계여성법관회의를 비롯한 단체들은 여성들이 안전하게 아프가니스탄을 빠져나올 방법을 모색 중이며 미국 등 서방국들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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