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GMP 연달아 수주, 현대차와 밀월 강화하는 SK

머니투데이 김도현 기자 2021.09.23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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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 라인업 렌더링 이미지. 왼쪽부터 아이오닉6, 아이오닉7, 아이오닉5. /사진=현대차아이오닉 라인업 렌더링 이미지. 왼쪽부터 아이오닉6, 아이오닉7, 아이오닉5.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배터리 수주전에서 배터리업계 희비가 엇갈린다. SK이노베이션이 강세를 보이는 반면 현대차의 배터리 합작사(JV) 파트너 LG에너지솔루션은 상대적으로 약세다. LG에너지솔루션이 해외 고객을 중심으로 수주량을 늘리는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이 현대차와 밀월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E-GMP가 탑재되는 최초의 대형SUV '아이오닉7' 배터리 공급사로 SK이노베이션이 선정됐다. SK이노베이션의 E-GMP 수주는 이번이 세 번째다. E-GMP 1차 단독공급사로 선정됐으며, 작년 말 3차 공급사 선정 때는 중국의 CATL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물량을 확보했다.



아이오닉7 배터리 공급을 SK이노베이션이 따낸건 사건이다. 지난해 3차 공급사 선정 당시 아이오닉7 물량이 제외되면서 시장에서는 형평성을 따져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의 JV에 배분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E-GMP 개발 이전 현대차그룹 전기차는 기존 내연차 모델에 배터리를 장착한 형태였다. 당시핵심 배터리 납품사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었다. 현대차에는 LG 배터리가, 기아에는 SK 배터리가 주로 탑재됐다. E-GMP 출범 이후에도 이들 두 회사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으나, 현재까지 상황만 놓고 보면 SK이노베이션이 앞선다.



LG에너지솔루션은 CATL과 함께 E-GMP 2차(아이오닉6) 공급사로 선정됐다. LG가 메인 공급사고, CATL은 LG보다 적은 물량을 수주했다. 2차 공급물량이 1차와 엇비슷한 수준이고, 아이오닉7을 포함한 3차 물량보다 적다.

업계는 LG의 캐파(생산능력) 수용력을 이유로 본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차 외에도 GM·지리자동차 등과 JV를 설립했다. 전기차 판매 1위 테슬라를 포함한 다수의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SK이노베이션보다 많다. 현대차만 쳐다볼 수 없는 구조다. 통상 전기차는 양산 2~3년 전 납품사가 결정된다. 납품 이전부터 가장 효율적인 배터리 탑재방안을 완성차 업체와 논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코나 화재 논란으로 현대차-LG의 관계가 악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자 양사는 곧바로 JV설립을 발표하며 파트너십을 긴밀히 했다"며 "E-GMP 납품사 선정에서 상대적으로 SK 비중이 높아 보이는 것은 LG가 다수의 고객사와 다양한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 중인 탓에 여력이 부족해서"라고 설명했다.

다른 배터리업체 관계자는 "배터리사들이 현대차그룹에 주목하는건 단순히 국내기업이기 때문이 아니라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의 위상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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