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견된 푸틴의 승리…러시아 총선서 집권여당 48% 선두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2021.09.20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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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총선보다 득표율 줄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AFP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AFP


러시아에서 하원의원 선출을 위한 사흘간의 총선 투표가 종료된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끄는 통합러시아당이 40% 이상의 득표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20일 AFP통신,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7~19일 진행된 총선 개표가 70.67% 진행된 상황에서 통합러시아당이 48.56% 득표율로 앞서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제1야당인 공산당이 20.25%, 자유민주당이 7.68%, 정의러시아당이 7.42%의 득표율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투표 종료 직후 발표된 사회마케팅연구소의 출구 조사 결과에서도 통합러시아당이 45.2%의 득표율로 공산당(21%), 자유민주당(8.7%), 정의러시아당(7.9%) 등을 크게 앞질렀다.



2024년 러시아 대선의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는 이번 총선에서 통합러시아당의 승리가 확실시되면서 지지자들은 푸틴 대통령을 연호하며 환호했다. 통합러시아당의 당무를 총괄하고 있는 안드레이 투르차크 사무총장은 "깨끗하고 정직한 승리"라며 자축했다.

총선을 앞두고 푸틴 대통령의 정적으로 유명한 알렉세이 나발니의 측근의 체포 명령이 떨어지는 등 야권 인사에 대한 압박이 강해지면서 집권당의 승리는 일찌감치 예견됐다. 다만 지난 총선에 비해 지지율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선거에서 통합러시아당은 54.2%의 득표율로 개헌선(300석)을 웃돈 343석을 확보했다. 아직 개표가 완료되지는 않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이보다 적은 의석수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AFP는 현재 투옥 중인 나발니가 벌인 조직적인 투표 운동이 득표율 하락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나발니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 '스마트 보팅' 운동을 벌였다. 스마팅 보팅 앱을 다운받으면 선거구별로 여당 후보를 막을 수 있는 최적의 후보를 추천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앱은 러시아 규제 당국 압박에 선거를 앞두고 구글과 애플 스토어에서 삭제됐다.


나발니 진영은 전자 투표 결과발표가 반복적으로 지연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번 투표가 대규모로 조작됐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인파를 최소화하고자 투표 기간을 사흘로 늘린 조치도 조작 위험을 확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나발니의 핵심 보좌관 레오니드 볼코프는 유튜브 생방송을 통해 "우리는 그들의 정치 체제를 흔들었다. 우리는 그들이 패배를 인정하거나 모든 사람 앞에서 뻔뻔하게 거짓말을 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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