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주머니 생각도 안하고 사들이게 되는 전(錢)어

전어 잡이가 금지되는 금어기는 산란 시기인 5월1일부터 7월15일까지다. 이 기간에는 유통량이 거의 없으며 8월부터 서서히 늘어나기 시작하다 맛이 절정에 오르는 11월부터 전국으로 유통돼 사람들의 식탁에 오른다. 이 시기 전어의 맛을 표현할 때 "가을 전어 머리는 깨가 서 말"이라고 할 정도로 고소함이 일품이다.
전어는 영양 또한 풍부하다. DHA와 EPA 등의 불포화지방산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춰줘 고혈압, 동맥경화 등 성인병 예방에 효과를 보이면서 어린이 두뇌 발달과 노인 치매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또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이 풍부하고 아미노산도 다량으로 함유하고 있다.
시집살이 어려움을 이겨낼 가을 전어, 비결은 '지방'

가을 전어의 풍부한 지방 함량은 구워먹을 때 가장 도드라진다. 이 때문에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말까지 나온 것. 제철 전어가 시집살이를 이겨낼만큼 맛있다는 얘기다. 간혹 이 속담이 전어 장사꾼들의 '마케팅용'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정재묵 국립수산과학원 해양수산연구사는 "수산물의 제철이라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맛있어지는 '맛의 제철'과 어획량이 많아 생기는 '어획량의 제철'이 있다"며 "일반적으로 알려진 전어의 제철 9~11월은 전어가 산란을 마치고 체내 영양 상태를 회복하고 어획량도 많아지는 '제대로 된 제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어를 드시려면 수온이 18℃ 이하로 내려가고 지방함량이 절정을 이루는 11월이 가장 적합한 시기"라고 덧붙였다.
2005년부터 전어 완전양식 성공

전어의 유명세를 거든 것은 양식 기술의 발달이다. 정관식 여수대 수산생명과학부 교수팀은 2005년 어미 고기의 사육환경 조절과 먹이의 영양 강화 등의 사육기법을 개선해 육상 수조에서의 '순치사육'에 성공했다. 그 전까지는 자연상태에서 산란 직전의 전어를 붙잡아 수정란 일부를 확보하는 '불완전 양식'에 머물렀다. 현재 서해와 남해의 노지 및 실내수조에서 주로 생산된다.
일부 양식장에서는 흰다리새우와 전어를 함께 양식한다. 전어의 배설물이나 사료 찌꺼기를 흰다리새우가 먹어 수질을 맑게 하는 방법인 것이다.
전어와 닮은 꼴인 청어, 밴댕이, 반지

청어는 등이 푸른색을 띠고 몸에 반점도 없다. 또 몸 크기가 보통 30㎝가 넘어가기에 최대 26㎝ 정도까지 자라는 전어와 구분된다.
밴댕이는 흔히 지방에서 '디포리'라고 불리며 육수용으로 많이 쓰인다. '밴댕이 소갈딱지'라고 할 때의 그 밴댕이다. 납작한 체형은 비슷하지만 크기가 작고 몸에 반점이 없다.
반지는 일부 지역에서 밴댕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공식 명칭은 반지가 맞다. 몸의 등쪽은 청록색, 옆구리와 배쪽은 은백색을 띤다. 배지느러미 중간부분은 흰색이며 그 외의 다른 지느러미는 모두 노란색, 꼬리지느러미의 뒤쪽 끝 가장자리는 검은색이다.
맛있는 가을 전어 시즌이 시작됐다

대한민국 수산대전에는 전통시장부터 오프라인 마트, 온라인 쇼핑몰, 생활협동조합, 수산유통 스타트업 등 수산물 주요 판매처가 대부분 참여한다.
대형마트 8개사(이마트, 홈플러스, 농협하나로유통, 롯데마트, GS리테일, 메가마트, 서원유통, 수협마트), 온라인 쇼핑몰 15개사(11번가, 컬리, 쿠팡, 한국우편사업진흥원, 이베이코리아, 수협쇼핑, 위메프, 오아시스, SSG.com, CJ ENM, 더파이러츠, GS홈쇼핑, 롯데온, 인터파크, 꽃피는아침마을), 생협 4개사(한살림, 아이쿱, 두레, 행복중심 생협), 수산 창업기업 4개사(얌테이블, 삼삼해물, 풍어영어조합법인, 바다드림)에서 사시사철 할인 쿠폰을 뿌린다.
행사기간에 맞춰 생선을 주문하면 정부가 지원하는 20% 할인에 참여업체 자체 할인을 더해 반값에도 구입할 수 있다. 제로페이앱을 쓰면 전통시장에서 쓸 수 있는 모바일 수산물 상품권을 3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옛말처럼 가을전어 굽는 냄새가 집나간 며느리가 돌아올리는 없겠지만, 배우자가 집 나가기 전에 고소한 전어구이에 소주 한잔 나누면서 명절 스트레스를 풀어주면 어떨까.
감수: 정재묵 국립수산과학원 수산자원연구센터 해양수산연구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