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세계가 원전 늘리려는데…한국은 "탈원전" 역주행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21.09.18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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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월성원자력발전소 전경신월성원자력발전소 전경


전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이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저탄소 에너지 생산을 위해 원자력은 필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세계 원자력 발전량의 잠재 성장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세계 각국이 화석연료 비중을 낮추기 위해 원자력발전소를 추가로 지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수력원자력도 우리나라 탄소중립을 위해 소형원전(SMR) 등을 이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IAEA는 16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에서 세계 원자력 발전 능력이 지난해 393GW(기가와트)에서 2050년 792GW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2050년 715GW로 제시한 기존 예측에서 10% 이상 상향 조정한 것이다.



IAEA는 세계 각국이 화석 연료에서 벗어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며 신뢰할 수 있고 깨끗한 에너지 생산 촉진을 위해 원자력 발전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IAEA는 이 같은 높은 수준의 시나리오를 실현하려면 혁신적인 핵 기술 가속화 등 중요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낮은 수준의 예측은 2050년에도 세계 원자력 발전 능력은 현재와 같은 393GW가 될 것이라고 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새로운 전망은 원자력이 저탄소 에너지 생산에서 필수적을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그는 "이 보고서는 가동 중에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원자력이 '넷 제로'(온실가스 순 배출량0) 달성하기 위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인식을 높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국수력원자력 또한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해 현재 원전 9기를 '9기+α'로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통령 직속기구인 탄소중립위원회는 2050년까지 차례로 원전을 폐쇄해 현재 25% 수준인 원자력 발전 비율을 6~7%로 축소하겠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탄중위는 전력업계와 기업 등 이해관계자와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다음달 최종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한수원은 이에 대해 "신재생 일변도의 에너지믹스(전력발생원의 구성비)를 전환해 원전 9기를 '9기+α'로 확대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미국에서도 기존 원전과 SMR 등 차세대 원전을 탄소중립을 위한 핵심 대안으로 설정했다는 설명이다.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공동주관해 지난 15일에 개최된 '제2회 혁신형 SMR 국회포럼'에서도 탄소중립 위해 SMR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최근 2050 탄소중립위원회가 발표한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SMR(소형모듈원전)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는 것은 대단히 잘못됐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정동욱 한국원자력학회장·중앙대 교수 또한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때문에 원자력 발전이 늘어날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예상하고 있다"며 "그래서 차별화된 안전을 갖고 있는 SMR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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