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생산능력 또 높인다···배터리 '흑자원년' 앞두고 질주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21.09.22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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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에 건립중인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사진=머니투데이DB미국 조지아주에 건립중인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사진=머니투데이DB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흑자전환을 앞두고 생산능력 전망치를 또 높일 전망이다.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는 수주물량을 반영해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잇단 수주에 힘입어 2025년 배터리 생산능력(Capacity·캐파) 전망치를 기존 예상치(200GWh)에서 더 높일 예정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도 지난 16일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7월 스토리데이에서 밝혔던 전망치는 200GWh '플러스 알파' 였지만 그것도 좀 더 늘려야 할 것 같다"며 구체적 수치를 묻는 질문에는 "추후 확정시 말씀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생산능력을 늘린다는 것은 그만큼 수주물량이 증가한다는 뜻이다. 실제 이날 김 사장은 "현재 수주량이 늘고 있어서 수주잔고가 1TWh 조금 넘는 수준인데 여기서 더 늘어나는 추세"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이 가장 최근인 지난 7월 밝힌 캐파 전망은 현재 40GWh 수준에서 2023년 85GWh, 2025년 200GWh, 2030년 500GWh 이상이다. 9년 내 생산능력을 12.5배 이상 늘린다는 뜻이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양산 중인 공장은 5곳이다.



업계 자료 취합시 한국 서산 공장에서 연산 기준 약 4.7GWh, 헝가리 코마롬 1공장에서 7.5GWh, 중국 창저우 공장에서 7.5GWh, 중국 허이저우 공장에서 10GWh, 중국 옌청 공장에서 10GWh 규모다.

현재 건설중인 공장들이 내년부터 순차 가동을 시작하면 생산능력은 더욱 늘어난다.

당장 미국 조지아 1공장이 내년 중 양산을 시작하는데 연산 9.8GWh 규모다. 헝가리 코마롬 2공장도 내년 중 연산 9.8GWh 규모로 양산을 시작한다.


이밖에 미국 조지아 2공장, 헝가리 이반차 공장의 가동이 2023년부터 시작된다. 조지아 2공장 생산규모는 11.7GWh, 이반차 공장은 2028년까지 30GWh로 생산능력을 순차적으로 늘려 나간다.

생산규모가 확정되진 않았지만 최근 SK이노베이션은 중국 옌청 2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또 미국 부지가 결정되지 않았지만 미국 포드와 합작으로 연산 60GWh 규모 공장을 짓는다.

이처럼 공격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면 SK이노베이션은 내년부터 배터리 사업 흑자 전환 후 양호한 수익성을 이어갈 것이란 기대다.

현재까지 나온 준공 일정만으로 200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맞추긴 어렵다. 따라서 아직 발표되지 않은 추가 신설 혹은 기존 공장들에 대한 증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합작법인으로 손을 잡은 포드와 미국 외 유럽에서도 공장 설립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포드 측 하우 타이 탱 최고운영책임자(COO)도 최근 한 외신 인터뷰에서 양사 합작관계가 유럽으로도 확장될 것이라 밝혔다.

포드는 2030년까지 최소 240GWh의 배터리가 필요하다 언급했다. 그중 140GWh 규모 공장이 미국에서 필요하고 나머지는 미국, 유럽 등에 지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즉, SK이노베이션과의 추가 협력의 기회가 최대 180GWh가 열려 있는 셈이다.

전기차 업체들이 늘어나는 발주 물량을 들고 새롭게 SK이노베이션을 찾는 사례도 빈번한 것으로 파악된다.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 7월 샤오펑을 신규 배터리 고객사로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샤오펑은 니오, 리샹에 이은 중국 3대 전기차 업체로 여겨진다. SK이노베이션은 이에 대해 "고객사와 관련된 내용은 밝힐 수 없다"며 함구했다. 단 실제 납품이 이뤄진다면 CATL로부터 전량 물량을 받던 샤오펑이 한국의 배터리 업체에도 문을 열었단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게 업계 해석이다.

김 사장은 "포드와 합작사 물량을 빼고도 수주 물량이 700GWh가 넘는데 비해 지금까지 생산해 판매한 물량은 30GWh밖에 안된다"며 "미국 공장을 비롯한 신규 공장들이 가동을 시작하면 재무성과는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봤다.

또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대표도 지난 7월 "2022년 말에는 월 판매량에서도 세계 3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경우 수주와 매출이란 양대 영역에서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톱3를 달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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