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뻘·손주뻘 30대 CEO들, 건강한 '100세 시대' 연다

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2021.09.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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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뻘·손주뻘 30대 CEO들, 건강한 '100세 시대' 연다


40~60대 중장년층과 70대 이상 시니어 인구가 증가하면서 관련 산업도 다양해지고 있다. 의료·돌봄 등 헬스케어 서비스는 물론 '멋진 노년'을 위한 패션 분야 커머스도 성장세를 보인다.

대부분의 스타트업 창업가는 MZ세대 등 디지털 문명에 익숙한 소비층을 타겟으로 제품·서비스를 개발한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중장년·시니어 산업에 뛰어든 '자식뻘·손주뻘' 30대 최고경영자(CEO)들이 있어 주목된다.



한국시니어연구소, 요양보호사 출장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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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생인 이진열 한국시니어연구소 대표는 '스마일 시니어'라는 브랜드로 고령층에게 방문 요양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정 시설에 노인들이 머무는 것이 아니라 자택에서 전문 요양 보호사의 출장 서비스가 이뤄지는 형태다.

요양병원·요양시설에서의 코로나19(COVID-19) 감염 위험성이 커지면서 방문 요양 서비스 이용이 늘었다. 2019년 설립된 스타트업임에도 '한국시니어연구소'라는 다소 투박한 사명을 정한 것은 이용자인 고령층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스마일 시니어 외에도 △재가요양시설 행정자동화 솔루션 '하이케어' △노인요양기관을 위한 퍼포먼스 마케팅센터 '메가 센터' △1만명 이상의 요양보호사가 사용하는 전문 구인구직 플랫폼 '요보사랑' 등을 운영하며 기술 기반으로 실버테크 산업을 공략 중이다.

케어닥, 간병인 중개 및 요양시설 정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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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병 케어닥 대표도 1989년생이다. 케어닥은 간병인을 중개해주고 요양시설 정보를 알려주는 플랫폼이다. 프로필 확인 기능과 함께 간병인 무료 교육 등을 통한 5단계 검증 시스템으로 간병인의 전문성과 신뢰성을 확보했다.

박 대표는 요양시설 정보가 요양병원(건강보험심사평가원), 요양원(국민건강보험) 등에 흩어져 있어 정보 자체가 소비자보다는 요양급여 지급을 위한 근거 자료에 가깝다고 판단했다. 시설이 깔끔한지, 채광, 여가 공간 등 정작 소비자를 위한 정보는 없다는 지적이다.


케어닥은 국가기관 평가와 실사용자 후기 등 검증된 정보를 기반으로 전국 4만3000개 이상의 요양 시설을 확보했다. 예산과 건강 상태 등 개개인의 상황에 맞는 간병인 추천 시스템을 통해 최적의 요양 서비스를 제공한다.

퀸잇, 4050 여성 특화된 패션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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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세대 중장년층 여성 패션 앱 '퀀잇'을 운영하는 라포랩스의 최희민·홍주영 공동대표는 모두 1989년생이다. 퀸잇은 지난해 9월 론칭 이후 9개월 만에 누적 다운로드 건수가 140만건을 넘어섰고 거래액은 매달 300% 이상 고공성장을 기록 중이다.

패션시장에서 4050 소비자는 '큰손'이다. 온라인 쇼핑 대중화로 4050의 온라인 소비가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40대 이상 중장년층의 온라인 카드결제 규모는 2019년 대비 약 49% 증가했다.

특히 10~30대에 비해 플랫폼 충성도와 구매력이 높아 4050 소비자의 마음을 잡는 것은 안정적인 매출 기반 확보로 이어진다. 퀸잇은 앱 이용자환경(UI)을 4050 소비자에 맞춰 쉽고 직관적으로 꾸몄다. 다른 패션 앱과 달리 한 화면에 1개 상품만 보여준다.

제품 이미지와 글씨는 크기를 키워 가독성을 높였다. 판매 상품도 백화점 등 주로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판매하던 성인 의류 브랜드를 중심으로 갖췄다. 현재 약 400개에 가까운 브랜드를 확보했다.

'꽃 중년' 만드는 푸미, 커머스와 커뮤니티 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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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생인 윤혜림 대표는 시니어의 품위를 높인다는 의미를 담아 시니어 패션 플랫폼 '푸미'를 출시했다. 단순히 물건만 판매하는 쇼핑앱이 아니라 자신이 코디한 옷을 사람들과 공유·추천할 수 있도록 커뮤니티 기능을 활성화했다.

특히 '나는 푸미모델이다'는 타이틀로 중년모델 콘테스트를 개최해 당선자를 뽑고 이들을 모델로 발탁하는 등 고객 확보 전략을 다양화했다.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즐길 수 있는 '놀이터' 문화 속에서 소비가 발생하는 구조다.

윤혜림 대표는 대학시절 자신의 전공인 금속공예를 살려 기존 안경 형태가 아닌 목걸이 형태로 만든 돋보기가 흥행하자 시니어 패션 산업의 성공 가능성을 읽었다고 한다. 이후 개인 작가를 벗어나 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건강한 고령층이 늘면서 헬스케어뿐만 아니라 패션 등 중장년·시니어의 소비력이 높은 분야가 다양해지고 있다. 산업의 트렌드가 바뀌면서 홈케어, 식품, 재취업 등 여러 영역이 온라인 서비스로 확장하고 있는 추세"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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