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에 절여 먹는' 대표 생선
추석을 앞둔 지난 12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굴비 등 제수용품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뉴스1
주 어장인 서해, 서남해에서는 주로 고온다습한 시기에 조기를 잡을 수밖에 없다. 이 떄문에 부패하지 않도록 소금을 이용해 염장하고 해풍에 건조시키는 가공법이 발달해 굴비가 된 것이다.
어민들은 조기가 한 상자에 몇줄이 들어가느냐에 따라 7석(7줄), 8석(8줄) 등으로 구분하거나 마릿수에 따라 100미, 120미 등으로 구분한다. 많은 수가 들어갈수록 씨알이 작고 상품성이 낮다는 뜻이다. 그래서 한 상자에 160마리씩 들어가는 작은 조기는 '깡치'라 부르며 하품으로 취급 한다.
이자겸의 후회 "내가 왜 개경에 살았을까"
전남 영광군 법성면 가림씨푸드 굴비 가공공장.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굴비'라는 이름을 이때 이자겸이 붙였다는 설도 있다. 유배지인 정주에서 말린 조기를 먹은 뒤 이를 임금에게 진상하면서 정주굴비(屈非)라는 문구를 동봉했다는 것. 비록 반란에는 실패했지만 자신의 뜻을 아니(非) 굽히겠다(屈)는 뜻을 밝힌 셈이다. 이떄부터 말린 조기를 굴비라고 불렀다는 '믿거나 말거나'.
조선 후기 정약전의 자산어보에서는 조기를 '석수어'(石首魚)라고 표현한다. 정약전은 "양과 맛이 민어를 닮았으나 민어보다 몸은 작으며, 알은 젓을 담는 데 좋다"며 조금 큰 놈을 보구치, 조금 작은 것을 반애(盤厓), 가장 작은 것을 황석어(黃石漁)라고 구분했다. 조기는 민어와 마찬가지로 농어목 민어과에 속한다.
짐승도 아닌 것이 잡으면 울어댄다
보구치는 물 밖으로 나와서 내는 특유의 '벅벅' 울음소리 때문에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사진=최우영 기자
특히 조기의 일종인 보구치(백조기)의 경우 '벅벅'하며 우는 소리가 다른 조기보다 크게 느껴지는 경우가 잦다. 이 때문에 이름이 '보구치'가 됐다는 말도 있다. 보구치는 이 소리를 이용해 무리와 소통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연안에 사는 조기 5형제우리나라에서 주로 잡히는 조기는 참조기, 부세, 보구치, 수조기, 흑조기가 있다. 이 중 가장 인기가 좋은 것은 참조기다. 죄다 비슷하게 생겼지만 조금씩 차이가 있다.
조기류의 대표격인 참조기. /사진=국립수산과학원
중국인들이 사랑하는 부세. /사진=국립수산과학원
아가미 뚜껑 위의 검은 반점이 특징인 보구치. /사진=국립수산과학원
수조기. 간혹 경남 통영 등지에서는 이를 부세라 부르는 경우가 있으나 엄연히 다른 종이다. /사진=국립수산과학원
흑조기. /사진=국립수산과학원
보리굴비부터 조기매운탕까지 다양한 조리법
푸짐한 조기회 한상 차림. /사진=국립수산과학원
조기 전문가인 김정현 국립수산과학원 해양수산연구사는 "생물 알배기 조기를 구워서 드셔보시는 것을 추천한다"며 "굴비와는 다른 부드러운 식감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줄어드는 조기, 15㎝이하 잡으면 과태료 80만원
이처럼 굴비 20마리를 엮은 것을 한 '두름'이라고 한다. /사진=수협쇼핑
김정현 연구사는 "동해의 명태처럼 자원이 고갈되는 일이 없도록 금어기와 금지체장 등 법적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참조기의 금지체장은 15㎝로, 이를 어기면 8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참조기의 금어기는 7월1~31일이다. 근해 유자망 어선은 4월 22일~8월 10일까지 참조기 조업에 나서면 안된다.
맛있는 굴비와 조기요리 마련, 대한민국 수산대전
/사진=해양수산부
대한민국 수산대전에는 전통시장부터 오프라인 마트, 온라인 쇼핑몰, 생활협동조합, 수산유통 스타트업 등 수산물 주요 판매처가 대부분 참여한다.
대형마트 8개사(이마트, 홈플러스, 농협하나로유통, 롯데마트, GS리테일, 메가마트, 서원유통, 수협마트), 온라인 쇼핑몰 15개사(11번가, 컬리, 쿠팡, 한국우편사업진흥원, 이베이코리아, 수협쇼핑, 위메프, 오아시스, SSG.com, CJ ENM, 더파이러츠, GS홈쇼핑, 롯데온, 인터파크, 꽃피는아침마을), 생협 4개사(한살림, 아이쿱, 두레, 행복중심 생협), 수산 창업기업 4개사(얌테이블, 삼삼해물, 풍어영어조합법인, 바다드림)에서 사시사철 할인 쿠폰을 뿌린다.
행사기간에 맞춰 생선을 주문하면 정부가 지원하는 20% 할인에 참여업체 자체 할인을 더해 반값에도 구입할 수 있다. 제로페이앱을 쓰면 전통시장에서 쓸 수 있는 모바일 수산물 상품권을 3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추석 차례상에서 조상님 모시는 것도 좋지만, 우리 가족도 고소하고 짭조롬한 조기 한 점 뜯어서 흰 쌀밥 위에 올려놓고 먹어보는 호사를 누려보면 어떨까.
손질된 참조기. /사진=수협쇼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