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이 주기기 제작에 참여하는 뉴스케일 소형모듈원전(SMR) 플랜트 가상 조감도
20일 원자력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일 혁신형 SMR 개발을 위한 예타를 신청했다. 총사업비가 5832억원에 달하는데, 이중 정부가 3986억원을 지원하고 민간이 1846억원을 투자한다. 계획대로 투자가 이뤄지면 2028년쯤 혁신형 SMR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MR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그 자체로 탄소 배출이 거의 없는데다 최고 수준의 청정 에너지인 '그린(Green) 수소' 생산에도 활용되기 때문이다. 수소는 생산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면 그레이(grey) 수소라고 한다. 천연가스 개질이나 수소환원제철 방식 등으로 생산한 수소가 대표적인 그레이 수소다. 이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저장하면 블루(blue) 수소로 분류한다.
IAEA 보고서에 따르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원자력을 활용한 수소 생산 기술과 소형 원자로 기술 등을 도입해야 한다. 앞으로 30년간 글로벌 전력 생산량이 2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원전 생산량도 같이 증가해야 한다고 봤다. 특히 전 세계 원자로 중 3분의 2가 30년 넘게 가동 중인 상태인 만큼 노후화된 원자로 대체를 위해 더 많은 원전이 건설돼야 한다고 IAEA는 밝혔다.
현재 세계 노후 상용원전 중 48기가 500MW(메가와트)급 이하다. SMR의 전기출력 300MW 이하인 만큼 이들 노후 상용원전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또 공장제작, 현장조립이 가능한 소형 원전인 만큼 전력망과 무관한 분산형 전원, 수소생산, 해수담수화 등 다양한 곳에 활용이 가능하다. 영국 국립원자력연구소는 2035년까지 전 세계에서 65~85GW(1GW는 원전 1기 설비용량)의 SMR이 건설이 추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 규모는 연간 150조원으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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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원전을 청정에너지 전환을 위한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원자력전략비전을 세우고 차세대 원자로 기술과 SMR 개발에 7년간 32억달러(약 3조6000억원)를 투자키로했다. 영국은 SMR을 최대 16기 건설하기 위해 5년 동안 2억파운드(32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며 프랑스는 2019년부터 소형모듈원전 개발에 나섰다. 중국은 올해 6월 ACP100 모델의 기존 창장 원전 내 실증 건설을 허가해 상용화에 착수했고 러시아는 이미 세계 최초로 해상 부유식 SMR을 상용화해 지난해 5월부터 동시베리아의 페벡시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탄소중립위원회의 초안에 목표치는 제시됐지만 구체적인 접근 사다리에 대한 논의가 빠졌다"며 "높은 비중의 신재생에너지를 원하면서도 간헐성을 극복하기 위한 현실적 대안도 생략됐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전력공급을 이어줄 그리드의 병목현상에 대한 근본적 대처가 없다는 문제가 있다"면서 "이를 모두 관통할 수 있는 해결책이 혁신형 SMR의 조기 개발과 사업화"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