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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사 "유출은 모르는 일"…업계 "유출 알아도 방치"제조사들은 유출에 대해 "모르는 일"이라는 입장을 보인다. 의도치 않은 노출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제조사가 의도적으로 사전 정보를 흘리거나, 유출 행위를 방조했다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사전 유출로 인해 제조사가 광고 효과를 얻기 때문에 유출을 일종의 마케팅 전략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유출 정보는 주로 해외 IT전문매체, 전문블로거를 통해 공개된다. IT팁스터(정보제공자)로부터 받아쓰는 식이다. 팁스터로 흘러들어가는 경로는 이동통신사가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조사는 망연동 테스트, 마케팅 전략 수립 등을 위해 신제품을 전 세계 이동통신사에 먼저 공개한다. 케이스 제조업체도 유출 경로중 하나다. 신제품 출시에 맞춰 케이스가 나오려면 사전에 디자인 정보를 공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출 마케팅을 가장 잘 활용하는 스마트폰 제조사는 애플이다. 애플은 비밀주의, 엄격한 정보통제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예전부터 언론에 의도적으로 아이폰에 관한 정보를 흘리기로도 유명하다. 전문가들은 애플의 신비주의가 지금까지 시장에서 먹히는 이유를 '전략적 유출의 결과'라고 정의할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은 사용자의 사용 빈도가 높고 비싸며 다른 전자제품에 비해 교체도 잦아 관심이 클 수 밖에 없는 제품"이라며 "제조사 간 혁신 경쟁으로 소비자들의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유출은 마케팅 도구로 활용됐다"고 말했다.
애플 아이폰13.
그러나 최근 신제품의 핵심 기능이나 변화까지 모조리 유출되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제조사들은 팁스터들에 대한 단속에 나섰다. 애플은 아이폰13의 하드웨어 정보를 사전 유출한 중국인들에게 경고 서한을 보냈고, 삼성전자는 폴드3와 플립3의 랜더링 이미지 등을 유출한 유명 IT 팁스터들에게 경고문을 보냈다.
애플과 삼성전자의 강경 대응에 대해 네티즌들은 찬반으로 엇갈린다. 찬성 측은 제조사가 출시 일정에 맞춰 관심을 극대화하려는 마케팅 전략에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한다. 유출 정보가 주가 조작에 악용될 가능성도 있고, 신제품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부추겨 현재 판매 중인 제품의 판매량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사전 유출이 오히려 삼성전자나 애플에 도움이 된다는 반론도 나온다. 특히 최근엔 스마트폰 신제품에 대한 관심이 전반적으로 감소한 상황인데 팁스터들이 출시 2~3개월 전부터 유출을 하면서 관심을 끌어모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사전 유출 자체로 제조사의 광고·마케팅 비용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갈수록 정보 유출의 수위가 높아지자 제조사들도 부담을 느끼고 제재하기 시작한 것"이라며 "당분간 제조사와 정보유출자 간 신경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