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코리아에서 출시한 '리사이클 시팅 쿠션'/사진=스타벅스 공식 SNS 캡처
'패브릭랩'에서 '매듭 보자기'로 변경된 알라딘 제품/사진=알라딘 공식 홈페이지 및 SNS 캡처
'패브릭랩'은 직물, 천 등을 뜻하는 패브릭(fabric)과 싸다, 포장하다라는 뜻의 랩(wrap)이 합쳐진 용어로 종이나 비닐 대신 물건을 포장하거나 보호할 수 있게 만들어진 천을 말한다.
그러나 '보자기', '보따리'라는 우리나라 고유 제품명을 두고 굳이 콩글리쉬 단어를 만들어 새로운 물건처럼 불러야 하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일부 누리꾼들은 "외국에서도 보자기가 한국 전통문화인 'Bojagi'로 소개되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영어 이름이 탄생한 역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소비자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알라딘 측은 해당 상품 판매를 일시 중단한 뒤 상품명을 '매듭 보자기'로 변경했다. 또 입장문을 통해 "판매 중인 상품을 모두 회수해 전체 재포장 후 판매하기로 결정했다"며 "제품명 결정시 내부적으로 더 충분히 고민하고 다양한 의견을 받아보겠다"고 전했다.
과시 욕구 채워주는 외국어 표기 상품?…소비자 "상품명 어려워 기억 안 날 때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글문화연대가 지난해 국민 1만107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외국어 표현에 대한 국민의 이해도는 전반적으로 저조했다. 해당 조사에 쓰인 외국어 표현 3500개 중 응답자의 60% 이상이 알고 있는 단어는 1080개(30.8%)에 불과했다.
또 일상에서 외국어 표현을 사용하는 국민들은 응답자의 74%를 차지했으나 이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비율은 36.1%에 그쳤다.
평소 온라인 쇼핑몰을 애용하는 대학생 이씨(23)는 "마음에 드는 상품도 외국어로 된 복잡한 상품명 때문에 헷갈리거나 기억나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친구들이랑 대화 하다보니 (해당 상품명을) 다 다르게 부르고 있더라. 정확하게 발음하기 힘든 때도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기업들은 제품명에 왜 이렇게 많은 외국어 표현들을 사용하는 걸까. 충북대학교 소비자학과 유현정 교수는 "비교적 외국어에 능숙한 2030세대가 주요 소비층인 기업들은 제품명에 영어를 더 많이 넣는 경향이 있다"며 "일명 '플렉스' 열풍 속에서 젊은 소비자들이 외국어 표현이 쓰인 제품을 사용해 지적 과시 욕구를 채울 수 있게 의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러나 외국어 표현이 남발된 제품명은 소비자들의 기억에 오래 남지 못할 뿐만 아니라 제품 기능에 대한 전달력을 떨어트린다"며 "특히 길고 어려운 영어 단어가 쓰이면 명확성이 떨어져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현정 교수는 "다만 대체할 만한 단어가 없는 외국어나 전문용어는 우리말로 순화시키지 않고 그대로 사용했을 때 제품에 대한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며 "이 외에 억지스러운 영어 표현이나 SNS에서 유행하는 콩글리쉬 신조어들은 기업 측에서 상품명을 지을 때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