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이생망·7포 세대 청년들 미안하다…여러분 잘못이 아냐"

머니투데이 세종=오세중 기자 2021.09.17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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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국무총리.기사내용과 무관./사진=홍봉진 기자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김부겸 국무총리.기사내용과 무관./사진=홍봉진 기자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김부겸 국무총리가 최근 코로나19(COVID-19)로 더욱 어려움을 겪는 청년 취업 문제에 대해 '부모 세대'로서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김 총리는 1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회 '청년의 날' 기념식 기념사에서 "청년 여러분께, 국무총리가 아니라 부모 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는데 지금 우리 사회에서 청년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은 여러분의 잘못이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총리는 "청년 일자리 문제가 송곳처럼 우리 부모 세대의 가슴을 찔러온다'며 "고통, 절망, 아픔이 배어있는 청년들의 삶을 보고 들을 때마다 미안해서 고개를 들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저와 같은 부모 세대라면 누구든지 청년들의 이야기가 제 자식이 겪는 일 같아서 정말 목이 콱 메어 올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는 "청년 일자리, 교육, 병역, 젠더, 문화 등 우리 청년들이 직면한 현실의 다양한 문제들은 우리 경제의 고도화와 산업 환경의 급격한 변화는 물론 인구구조가 달라지고, 가치관의 다양성이 확대되면서 나타나는 사회적 현상"이라며 "어느 누구도 그 책임을 청년들에게 지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 7포 세대(연애, 결혼, 출산, 내 집 마련, 인간관계, 꿈, 희망을 포기)와 같은 우리 청년들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외침에는 자산양극화, 특히 부동산 급등이라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며 "청년 여러분께 참으로 부끄럽고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다시 한번 사과의 뜻을 전했다.

김 총리는 "우리의 미래세대를 위해서라도 부동산이 자산증식의 수단과 양극화의 원인이 아니라 주거복지를 통한 국민적 삶의 기반이 될 수 있게 하는 것은 우리 부모 세대가 반드시 책임져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 사회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그 상흔이 고스란히 청년들에게 전해지고 있어 노력하는 청년들끼리 갈등하게 해서는 안 된다"며 "사회가 응답해야 하고, 답을 줘야 하고, 모든 경쟁은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일시적으로 어떤 경쟁에서 좀 뒤처졌다고 해서 평생 밖으로 밀려나는 그런 사회는 정의롭지 않다"며 "한번 넘어진 청년들에게는 다시 기회를 줘야 하고, 경쟁의 대열에 서 본 적도 없는 청년들을 기억하고, 모두에게 골고루 도전의 기회를 찾아 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문재인 정부의 지난 4년간의 청년을 위한 정책을 소개하면서 87개의 '청년특별대책' 마련, 청년 전담부서 신설 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청년들이 보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을 것"이라면서도 "나이로 차별받지 않는 사회, 성실하게 노력하면 먹고사는 데 지장이 없는 사회, 한 번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지금 청년은 대한민국을 이끄는 당당한 주역으로 코로나19(COVID-19)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대한민국 사회와 경제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며 "대한민국은 청년의 도전이 멈추지 않는 지속가능한 공동체가 되도록 더욱 힘껏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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