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라고 학대 일삼던 할머니…아들 가지니 "손자 호적에 넣어라"

머니투데이 마아라 기자 2021.09.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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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joy '썰바이벌' 방송화면/사진=KBS joy '썰바이벌' 방송화면


심각한 남아선호사상에 빠져 손녀에게 신체적 정신적 학대를 일삼던 할머니의 만행을 폭로한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16일 방송된 KBS joy 예능프로그램 '썰바이벌'에서는 배우 정영주가 게스트로 출연한 가운데 '내 말 좀 들어주라'를 주제로 한 다양한 사연이 펼쳐졌다.

사연자는 인천 연수구에 거주 중인 37세 여성이었다. 그는 할머니의 남아선호사상으로 인해 차별에 시달리며 살아왔다. 할머니는 사연자의 남동생이 태어나는 날 그 기쁨에 8살짜리 사연자를 홀로 집에 방치해 이틀 동안 굶게 했다. 사연자는 그 사건 이후 현재까지 천식을 앓고 있다고.



할머니의 남아선호사상은 차별에서 학대로 이어졌다. 사연자가 누워 있는 남동생을 보고 있으면 "어딜 계집애 주제에 내 손자 머리 위로 지나가"라며 머리에 리모컨을 던지고 호통을 쳤다. 사춘기 시절 생리를 하는 날에는 "피 흘릴 때 화장실 쓰지 말라고 했지. 계집애 피랑 가까이 하면 우리 손주 부정탄다고"라며 사연자가 집 안에 있는 화장실도 쓰지 못하게 했다.

사연을 접한 박나래, 황보라, 김지민은 심각한 수준의 학대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후 성인이 된 사연자는 취직을 하자마자 독립을 결심했다. 독립을 하는 날에도 할머니는 "술집 여자냐? 나가서 혼자 살게?"라며 폭언을 일삼았다.


특히 할머니는 결혼 10년 만에 어렵게 아이를 가진 사연자가 아들을 가졌다고 알리자마자 "드디어 내가 '사랑하는 손주'가 김씨 집안 대를 이을 수 있겠구나"라며 기뻐했다. 사연자가 의아해하자 할머니는 "호적에는 우리 손주한테 올리려고 그러지"라며 황당한 답변을 내놨다.

할머니가 말한 '사랑하는 손주'는 사연자의 남동생이었다. 할머니는 "우리 손주가 씨가 없어 애를 못 갖는단다"며 "넌 네 동생 때문에 태어나서 감사한 줄이나 알아라. 점쟁이가 아들을 낳으려면 딸 하나는 무조건 낳아야 한다 해서 지우려다 어쩔 수 없이 낳았다"며 막말을 던졌다.

결국 사연자는 할머니는 물론 자신을 지켜주지 않은 친정 식구들까지 모든 가족의 연락처를 차단했다. 사연자는 "이젠 할머니의 장례식장도 안 가고 싶다"며 치를 떨었다.

사연을 접한 김지민은 "너무 옛날 얘기가 아닌 게 저희 할머니도 '아들 아들'했다"며 "(엄마가 저를 가졌을 때) 태동이 아들 같았는데 낳았더니 딸인 거다. 엄마가 너무 두려워서 이모한테 울면서 저를 가지라고 푸념했다더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정영주는 차별과 학대로 고생해 온 사연자에게 "지금은 사연자분의 나머지 인생이 더 중요하다. 마음이 가시는 대로 하셔도 될 것 같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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