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여성전용석"…지하철 임산부석에 '페미니즘 아웃' 스티커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2021.09.17 07:27
글자크기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 운영에 반대하는 스티커 /사진=트위터지하철 임산부 배려석 운영에 반대하는 스티커 /사진=트위터


지하철 임산부석에 '페미니즘 아웃!'(OUT)이라는 스티커가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5일 한 트위터 이용자는 "이런 나라에 살고 있다니"라는 글과 함께 두 장의 사진을 첨부했다.

사진은 서울지하철에서 운영 중인 임산부석 안내 문구 위에 '페미니즘 OUT!'이라고 크게 쓰인 스티커가 붙은 모습이다.



해당 스티커에는 "임산부 있으면 비켜주면 될 거 아냐? 근데 나는 노인, 장애인한테 양보하고 싶거든? 배려도 강요돼야 하나? 심지어 누구한테 배려해야 하는지까지 강요당해야 해? 이건 실질적으로 '여성전용석'을 만들어서 성별갈등 부채질하는 페미니즘 좌석임을 이제 모든 시민이 알고 있어! 민주페미당, 너네 정신 못 차리지?"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해당 트윗은 1만 8500건이 넘는 리트윗을 기록하며 인기를 게시물이 되고 있다.



이를 본 트위터 이용자들은 "비켜주면 된다고? 너희가 안 비켜주잖아", "정말 이렇게까지 하지 말아요", "애를 그렇게 낳으라고 하면서 정작 임신한 사람들은 이딴 소리를 듣고 살아야 함?", "배려할 사람 본인이 고르고 싶다고?" 등 격양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는 최근 있던 임산부석 사건을 공유하기도 했다. 한 여성이 임산부 배려석에 앉은 남자 장애인을 성추행범으로 허위 신고한 일이다. 당시 여성은 "여기 아저씨가 앉는 자리가 아니다", "재수 없어"라고 말하고 경찰이 오자 피해자인 척 연기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하철 내 임산부석은 2015년 도입 이후 실효성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2016년에는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 있는 남성들 얼굴을 몰래 촬영해 소셜 미디어에 게시하는 페이지가 등장하기도 했었다. 또 2018년에는 이번 스티커와 비슷하게 배려석 운영을 반대하는 낙서가 발견되기도 했다.


관리기관인 서울교통공사는 임산부석이 배려석인 만큼 비워두기를 강제하는 것은 어렵다며 지속적인 인식 개선 활동을 통한 문화 정착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