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범 "'DLF' 항소, 금감원이 어떤 결정하든 존중하겠다"

머니투데이 김상준 기자 2021.09.16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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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범 금융위원장(오른쪽)과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위원장-금융협회장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사진=뉴스1고승범 금융위원장(오른쪽)과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위원장-금융협회장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사진=뉴스1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관련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손을 들어준 법원 1심 판결에 대해 금감원이 항소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금감원의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금감원의 손 회장 등 사모펀드 사태 관련 CEO 징계 근거인 '내부통제제도'에 대한 개선 방안을 향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고 위원장은 16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협회장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금감원의 'DLF' 항소 검토에 대한 금융위의 입장에 대해 "항소 여부 결정은 내일 금감원에서 할 것"이라며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금감원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지난달 27일 선고 이후 판결문을 지난 3일 정식으로 받았다. 항소 기한은 이로부터 2주인 오는 17일까지다.



금감원의 항소 여부 결정 이후 금융위는 사모펀드 사태 관련 향후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고 위원장은 "(금감원의 항소 관련) 부분에 대해 앞으로 금융위가 어떻게 판단해 나갈지 등은 차차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금융위 전체회의에서도 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현재 김형진 전 신한금융투자 대표 등 '라임 펀드' 관련 증권사 CEO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향후 징계 부분을 포함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고 위원장은 이날 금감원의 항소 검토, 항소가 필요한지 등에 대해선 유보적 입장을 밝혔지만 금융권은 금감원이 결국 항소에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 당장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여당 의원 15명은 지난 14일 성명서를 통해 금감원의 항소 결정을 촉구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여당이 금융당국과 상의하지 않고 갑자기 항소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고 보지 않는다"며 "상의가 없었다 해도 여당 의원 다수가 나섰는데 이를 무시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고 위원장은 금감원과 금융사 CEO 사이 법정 다툼에서 핵심 조항인 '금융회사 지배구조법과 시행령 등에 명시된 내부통제 기준'에 대해선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표했다. 고 위원장은 "DLF건 등 여러 (사모펀드 사태 관련) 제재건 관련 내부통제제도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협회 등 금융업계와 소통하고 금감원과 협의하면서 자세하고 면밀하게 여러 사항에 대해 검토하고, 개선 방안을 만들어 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강우찬, 위수현, 김송)는 지난달 DLF 소송 1심 판결을 내리면서 내부통제제도에 대해 "입법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관련 법령과 고시를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해 예측가능성과 실효적인 규제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제언이었다. 이에 은행연합회·금융투자협회 등 6개 금융협회는 지난 6일 사모펀드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금융산업 내부통제 제도 발전 방안'을 금융당국과 국회에 공동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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