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마카오 카지노 산업 규제에 나섰다. 마카오에 투자한 미국 카지노 업체 주가가 급락하는 등 시장이 혼란을 겪고 있다. /사진=AFP통신
중국 정부가 '공동부유'를 앞세워 주요 산업 국유화까지 나선 가운데 이번엔 글로벌 기업들이 주로 투자해 온 마카오의 카지노 산업에 규제 칼날을 겨누면서 공포감은 더 커지고 있다. '카지노 업체들이 마카오에서 하나도 건지지 못하고 쫓겨날 수 있다'는 전망이 잇따르면서 시장에선 관련 종목 주가가 크게 떨어지는 등 대혼란이 펼쳐지고 있다.
마카오는 카지노 게임 규모에서 미국 라스베가스를 앞지른 지 오래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와 정부 규제로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사진=AFP통신
특히 미국 카지노 업체의 피해가 컸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샌즈를 모기업으로 둔 샌즈차이나 주가는 이날 33% 하락, 시가총액 기준으로 84억달러(약 9조8000억원)가 사라졌다. 윈마카오는 30%, 갤럭시엔터테인먼트는 20% 떨어졌다. 개별 종목 기준으로도 증시 상장 이후 최대 폭락이다.
이뿐이 아니라 당국은 카지노 운영 라이선스 수량·기간 등 발급 조건에도 손을 댈 것으로 보인다. 마카오 주요 카지노 업체 대부분은 내년 6월 라이선스가 종료될 예정이다. 중국 정부가 마카오에서 글로벌 기업들을 몰아내고 도박산업 전체를 국유화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 때문에 뉴욕 증시에서도 마카오에 진출해 있는 카지노 업체에 대한 매도 주문이 쏟아졌다. 윈리조트와 MGM리조트 주가는 각각 6.3%, 2.49% 떨어졌다. 라스베이거스샌즈(-1.7%), 멜코리조트앤드엔터테인먼트(-13.8%) 등도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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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오 MGM카지노/사진=AFP통신
마카오가 라스베가스를 앞지르고 세계 최대 카지노 도시로 자리 잡은 것은 이미 오래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마카오 게임자금 규모는 라스베가스의 6배에 달한다. 또 마카오 세금수입의 80%,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이상이 카지노에서 나온다.
지난 2018년 마카오에서 열린 게임산업박락회. 참석자들이 카지노 게임을 들여다 보고 있다. /사진=AFP통신
코로나19 여파로 이미 지난해 마카오 카지노 업체들의 게임 수익은 앞선 해 대비 80% 급감했다. 올해 8월말 현재 팬데믹(대유행) 이전의 70% 수준까지 회복되는 상황에서 다시 규제 쇼크에 빠진 것이다. 손님이 줄었지만 마카오에선 정부 규제 때문에 직원수조차 마음대로 조정할 수 없다.
중국 정부가 마카오 카지노를 통한 중국 본토 부유층의 돈세탁을 막기 위해 강력한 규제 정책을 내놨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마카오 카지노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들이 자본을 투자했지만 중국에서 그 돈을 가지고 나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매각도, 운영도, 배당도, 고용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