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여만에 10배 폭등한 천연가스 값...올 겨울 가스요금 오를까

머니투데이 세종=안재용 기자 2021.09.16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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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서울 관악구의 한 주택가에 도시가스 계량기가 설치되어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30일 서울 관악구의 한 주택가에 도시가스 계량기가 설치되어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국제 LNG(액화천연가스) 가격이 큰 폭으로 뛰면서 올 겨울을 앞두고 가스요금이 인상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아시아에 공급되는 LNG 가격이 지난해 5월부터 지금까지 10배 가까이 오른 반면 국내 도시가스 요금은 지난해 5월부터 1년 넘게 동결돼왔다.

16일 SK증권 등에 따르면 아시아 LNG 스팟(SPOT, 현물) 가격은 지난해 5월말 1MMbtu(영국 열량단위)당 2.2달러에서 지난주 20.1달러로 상승했다. 1년4개월여만에 10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LNG 가격이 급등한 것은 코로나19(COVID-19) 백신 보급 이후 세계경제가 회복되며 천연가스 가격에 영향을 주는 국제유가가 오른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에 도입되는 중동산 원유의 기준가격이 되는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해 5월 평균 배럴당 30.51달러에서 지난달 평균 69.49달러까지 올랐다. 이달 들어서는 다시 70달러선을 돌파하며 전일 배럴당 72.09달러를 기록했다. 1년4개월만에 두배 넘게 오른 셈이다.

그러나 한국가스공사가 지역 도시가스사업자에 공급하는 민수용 도시가스 도매요금은 지난해 5월부터 동결된 상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획재정부, 한국가스공사는 2개월마다 민수용 도시가스 도매요금을 정한다. LNG도입 산정원료비가 오르면 연료비 연동제에 따라 도시가스 도매요금도 올려야 하는데,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된 터라 요금을 묶어왔다.



문제는 가스요금을 계속 동결할 경우 국내에 LNG를 공급하는 가스공사가 무리한 재무적 부담을 안게 된다는 점이다. 아직까지는 가스공사가 산유국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장기도입계약을 맺어 버틸 수 있지만 요금동결이 계속되는 경우엔 실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단, 국제 LNG 가격 상승시 해외사업 영업이익이 확대되는 점은 긍정적이다.

가스요금 동결 기간이 길어지면 추후 요금 인상압력이 커진다는 점도 고려할 대목이다. 원료비 상승으로 요금인상 요인이 발생했음에도 가격을 올리지 않은 경우 가스공사는 가격인상분을 미수금으로 산정해 회계에 반영한다. 지금 동결해도 결국 언젠가는 가격을 올려야 한다는 얘기다. LNG가격이 중장기적으로 하락한다면 쌓여가는 미수금에도 경기호황시 요금을 올려 손해를 메울 수 있다. 그러나 LNG가격이 오른다면 원료비 인상분에 미수금 회수가 겹쳐 급격한 요금인상을 부를 수도 있다.

최근 전세계적인 천연가스 공급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는 LNG 가격 하락을 기대하기 어렵다. 중장기적으로도 탈탄소 정책 확대로 LNG 수요가 늘어나고 있고,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벗어나며 글로벌 경기회복이 기대되고 있어 가격하락보다는 인상 압력이 크다.


다만 이번에 가스요금을 올리면 추위가 찾아오는 11월부터 적용된다는 점은 요금 인상여부를 결정하는 정부의 고민을 깊어지게 하는 요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필수재인 도시가스 요금을 올리는 것이 서민생활 안정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산업부 관계자는 "1년 넘게 가스요금을 올리지 않아 인상요인이 있는 것은 맞다"며 "다음달 중순까지 LNG 가격 등을 살펴보며 요금인상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가스요금과 관련 정해진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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